(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캐피탈업계의 두 상장사인 아주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이 상반된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비용 차이가 실적을 가른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은 2분기 1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22억원, 올 1분기 32억원 적자를 기록한 뒤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우리파이낸셜은 대손 부담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우리파이낸셜의 2분기 당기 순이익이 25억원으로 1분기 87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매출 자체는 큰 변동이 없었다. 우리파이낸셜의 1분기와 2분기 영업수익은 각각 660억원과 692억원을 나타냈다.
업계는 두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차이가 실적 방향성을 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전반적으로 중기 대출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많은 곳은 기업구조 조정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도 기업금융이 강한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의 실적이 안 좋았고 개인 부문이 장점인 곳은 신한은행은 실적이 괜찮았다"며 "금융권 전체적으로 대손부담이 컸지만 개인금융만을 취급하는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떨어진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자동차 할부 금융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주캐피탈은 개인 금융 비중이 절대적인 반면 우리파이낸셜은 기업 금융 부문의 비중도 높다.
6월 말 기준 우리파이낸셜의 영업자산 2조2030억원 가운데 기업 여신은 5180억원으로 기업여신 비중은 23.5%다. 아주캐피탈의 기업여신 비중은 12% 수준이다.
우리파이낸셜은 대손상각비를 1분기 104억원에서 2분기 182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분기 2.45%에서 2분기 3.11%로 올랐다.
아주캐피탈의 대손상각비는 1분기 192억원, 2분기 207억원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분기 4.37%에서 2분기 3.67%로 크게 떨어졌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당국이 충당금 적립을 독려한 부동산 PF의 경우에도 현대캐피탈, 아주캐피탈 등은 이를 취급하지 않거나 비중이 낮은 반면 같은 자동차 금융 중심이라도 우리파이낸셜은 PF를 많이 한 편"이라며 "개인 금융을 전혀 취급하지 않는 은행계 캐피탈사들의 실적은 더 나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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