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인도펀드가 해외펀드 중 유일하게 수익을 달성했지만, 설정자금 유출 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
1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펀드의 총 순자산은 1조2760억원이다. 전체 인도펀드의 설정액이 1조274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플러스 수익을 달성한 것이다. 이는 해외주식형펀드 중 유일한 흑자 성과다.
해외주식형펀드는 설정액 1조4782억원에 순자산 6880억원으로 반 토막 난 러시아펀드를 비롯해 대부분이 순자산을 늘리지 못했다.
인도펀드는 수익률도 우수하다. 6개월 수익률은 17.37%로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의 10.56%를 웃돈다. 연초이후도 10.16%, 1년 30.67%, 3년 24.50%로 동기간 해외주식형을 모두 뛰어넘는다. 이는 모두 해외주식형펀드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인도펀드의 호실적은 양호한 기업실적에 바탕 둔 인도증시 강세 덕분이다. 전망도 밝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생산의 지속적인 증가세와 기업이익의 견조한 성장세를 고려할 경우 브릭스 국가 중 인도펀드의 투자매력이 가장 높다"며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가 금리인상에 의해 안정세를 찾는다면 인도의 경제상황은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럼에도 자금은 빠지고 있다. 인도펀드는 연초이후 4285억원 자금 유출을 겪고 있다. 3개월 자금유출입현황이 -1901억원인데 최근 1개월 -837억원으로 유출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개별 상품별로 살펴보면 그 현상이 두드러진다. 인도펀드 중 설정액이 두 번째로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는 연초이후 11.31%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률 호조로 1985억원인 설정액이 2489억원 순자산으로 늘어났다. 이 상품의 설정후 수익률은 117.38%에 달한다.
이런 큰 이익에도 자금은 연초이후에 1339억원 빠져나갔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운용하는 ‘F인디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A’도 상황은 비슷하다. 순자산이 364억원으로 설정액 358억원보다 증가했다. 연초이후 수익률도 12.50%로 좋다. 하지만 자금은 올해 총 255억원이 순유출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 자체에 문제가 있기보다는 펀드 환매 추세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며 “인도펀드 중 설정액 자체가 커서 유출액 규모가 많아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설정이후부터 꾸준히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기에 차익실현을 하는 투자자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편드연구원은 “시장의 상황이 좋으면 특이한 현상일 수 있겠지만 펀드 대량 환매세가 지속되는 비정상적인 시장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수익률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고 있는 형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기간에 반 토막까지 떨어졌다가 수익률을 회복에 따른 환매, 비과세 혜택 종료에 대한 부담, 그리고 해외펀드보다 여건이 좋은 국내펀드 여파가 자금 유출 현상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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