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신임 농식품부 장관 내정자는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친박(親朴)계 인사로 그간 세종시 수정안 문제 등 당내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친이(親李) 주류 측에 맞서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적극 대변해왔다.
아울러 최근 김무성 원내대표의 박 전 대표 비판 발언과 관련해서도 친박계 의원들 가운데 가장 먼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때문에 유 의원의 입각엔 '여당 현역 정치인에 대한 장관 임명'이란 표면적 의미 외에 당내 친박계를 향한 이 대통령의 화해와 협력 의사가 담겨 있다는 게 여권 내 중론이다.
실제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유 의원의 입각은 박 전 대표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어렵지 않않겠냐"고도 전해 이번 개각을 두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에 나름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친박계 일부에선 이번 유 의원의 입각에 대해 "그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일해온 최경환 의원과 ’바통 터치’를 한 것 이상의 의미는 부여키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9·3개각을 통해 지경부 장관에 임명됐던 최 의원은 이번 개각에서 이재훈 전 차관에게 장관직을 내주게 됐다.
아울러 재선의 유 의원이 17대 국회에선 행정자치위원회와 건설교통위원회, 그리고 18대 국회에선 국토해양위원회 소속으로 상임위 활동을 하는 등 그간 농식품부와는 별다른 관계가 없었다는 점도 입각 배경과 관련해 의문을 남기는 부분 중 하나다.
오히려 친박계에선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재오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당선인이 특임장관으로 내정된 점을 더 주목하는 분위기. 아울러 이 특임장관 후보자와 가까운 진수희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사실이나,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국무총리 지명 등에 대해서도 “어떤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영남 출신의 한 친박계 의원은 “당초 주호영 특임장관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가 친박과의 관계 문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재오 후보자가 그 역할을 이어받을 게 분명한 만큼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개각에 앞서 지난 주말 여름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으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제안한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은 일러야 오는 15일 광복절 이후 성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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