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부터 우근민 제주지사,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제주 올레길이 우근민 제주지사의 집무실이 됐다.
연일 최고기온을 갈아치우며 곳곳을 뜨겁게 달궜던 7일 제주 올레 8코스. 우근민 제주지사는 힘이 넘쳤다. 한 여름 열기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올레꾼들을 이끌던 우 지사는 오히려 신이 난 표정이었다.
그에겐 잠시라도 쉴 여유도 없었던 모양이다. "제주에 잘 오셨습니다"라며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느라 바빴다.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관광객들에겐 환한 웃음으로 반겼다.
제주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서귀포 주상절리 절벽 '출입금지' 팻말을 보곤 "중국어와 일본어로도 써야 된다"고 수행원들에게 지시하는 등 섬세한 성격도 드러냈다.
그리곤 "'들어가면 다칩니다'라고 귀엽게 표현하는 것도 좋다"고 재치 있는 아이디어도 냈다.
그는 피서객들이 권하는 막걸리도 마다하지 않고 시원스레 들이키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뒤쪽 왼쪽 2번째)가 막걸리 잔을 들며 건배를 제안하고 있다. |
뙤약볕을 고스란히 맞으며 걷던 도중에도 그는 일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공사가 중단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을 유심히 바라보곤 "컨벤션센터 높이만큼 올라가 불만이 많았다"고 쓴 소리도 했다.
앵커호텔이 컨벤션센터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있어 바다 풍경을 가로 막는다는 지적이다.
올레길 걷기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 지사는 "올레길 걷기는 제주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며 "첫 시도이니만큼 환경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주도민들이 올레길을 통해 제주에서 생산된 음식도 팔수 있게 해야 한다"며 지역경제와 연결시키기도 했다.
우근민 제주지사(앞줄 오른쪽)가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앞줄 왼쪽)과 나란히 올레길을 걸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아무도 못 말리는 우 지사의 '일 욕심' 버릇은 계속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고선 "중국이 뜨고 있다"며 "중국관광객들을 꾸준히 불러 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나라들은 중국관광객들을 위해 법률과 규제도 고치고 있다"며 "싱가포르는 중국과의 국제교통협약 덕분에 운전면허를 따기 위한 13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 지사는 "중국 여행사 관계자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다"며 "중국관광객들이 제주여행서 불만을 품는 게 음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열린 '제5회 제주평화포럼'에 대해선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년에 한번 열다보니 탄력을 못 받고 있다"며 "예산문제가 걸리지만 함께 뛰고 협력해 매해 열고 '다보스 포럼' 정도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올레 걷기는 '환태평양 제주 평화 소공원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대 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 강산철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본부장 등 30여명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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