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환 차장/정치경제부> | ||
사실 과천 공무원들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덮친 2008년 말부터 지금까지 두다리 뻗고 제대로 한번 쉬어보지 못했다. 한국 경제가 이렇게 나마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누구보다도 이들의 공이 컸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밤샘야근에 현장점검까지 지칠대로 지쳐있는 심신을 달랠 틈 없이 강행군을 벌여 왔다. 이제는 그나마 숨이라도 쉴 상황이 되었으니 단 며칠간만이라도 일 걱정일랑 잊고 재충전을 위한 휴식시간이 되길 바란다.
올 한해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선지 한달을 훌쩍 넘겨 버렸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경제는 여러 악재를 견뎌 내고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회복의 기운이 이어지면서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내수 역시 두둑해 진 소득을 바탕으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기여하는등 나름대로는 선방하고 있다. 아직 몇달 남아 있지만 특별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올해 우리 경제의 거시경제적 결과는 웃음으로 마무리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올해 GDP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숨돌릴틈 없는 악재를 경험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이같은 인식이 허언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초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가 싶더니만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엄습해 와 외환, 주식 등 주요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고 세계 경제가 또다시 수렁으로 빠지지나 않을 까 하는 불안의 나날이 이어졌다. 아직까지도 이중침체(더블 딥)의 가능성을 지적하는 이가 있을 정도로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순간 순간이 우리 곁에 또다리를 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가 건실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고통분담과 기업들의 피나는 노력, 정부의 열정 등 경제주체가 혼연일체가 되지 않고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결과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기 에는 우리에게 놓여진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심화된 계층간 양극화의 골을 메워야 하는 일이 시급하다.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구호에 걸맞게 이명박 정부는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한다. 전기세, 수도세 등 공공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는 서민들에게도 국가가 쉼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요사이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위 '트리클 다운 이펙트(낙수효과;물이 넘쳐 바닥에 차게 된다)'가 확산되도록 대기업과 중소 하청업체의 상생프로그램 마련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줘야 한다.
연말에는 건국 이후 최대 국제행사로 기록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의 성공적 개최는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하계휴가가 G20의 성공과 한국 경제의 굳건한 회복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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