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최근 미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오바마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오바마와 대기업 사이에 벌어진 전쟁의 내막을 소개했다.
오바마에 대한 대기업의 불만은 이반 자이덴버그 버라이즌 CEO가 지난 6월 말 170개 대기업 CEO들이 모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주재하던 자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이덴버그는 당시 "미국 정부가 거의 모든 경제 부문에 사사건건 간섭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을 뿐 아니라 기업이 자금을 끌어 모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것도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톰 도노휴 미 상공회의소 의장도 "현재의 의료보험ㆍ금융ㆍ에너지 업계를 통째로 뒤바꾸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정책은 미국의 대기업들을 악마(demon)로 몰아 부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포춘은 대기업들이 최근 오바마에 대해 날 선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은 그가 내놓는 '공약(空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로비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잇따라 기업인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오찬회동을 주재하며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친(親) 기업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중소기업 지원에 나선 것도 대기업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오바마는 최근 뉴저지주 에디슨의 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미국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사이에 싹튼 반(反) 오바마 정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원해온 월가의 자금 후원중단으로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 상ㆍ하원 선거대책위원회가 올 들어 최근까지 월가가 똬리를 틀고 있는 뉴욕에서 모금한 후원금은 870만달러로 2년 전에 비해 65% 급감했다.
오바마과 절친한 관계로 알려진 제이미 다이몬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올해 민주당에 단 한푼의 지원금도 내놓지 않았다. 반면 그는 공화당의 마크 커크 하원의원에게 2000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몬은 2006년과 2008년 선거 때 민주당에 6만5000달러를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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