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강원 원주 상지대 정이사 선임 문제를 놓고 이해 당사자들이 대립해 이사 선임이 연기됐다.
상지대 정상화 방안을 심의하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 전체회의가 3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상지대 정이사 선임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정이사 후보 명단이 제대로 제출되지 않아 심의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다.
사분위는 다음 달 9일 오전 11시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최종적으로 정이사 선임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지난 4월29일 사분위는 상지대의 정이상(9명) 배분 비율을 옛 재단 추천 5명과 학내 구성원 추천 2명, 교과부 추천 2명으로 정하고 후보자 명단을 제출하라고 했다.
옛 재단 측은 지난 28일 교과부에 5명의 정이사 후보 명단을 제출했고 이 중에는 재단 설립자인 김문기 전 이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지대 교수와 교직원 등은 비리로 물러난 옛재단 인사들의 복귀라며 반발했다.
학교 구성원은 옛 재단 측이 정이사를 5명이나 추천할 수 있도록 한 사분위의 애초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배정된 2명 몫의 정이사 후보 명단을 아예 제출하지도 않았다.
29일 교과부와 사분위, 상지대 관계자에 따르면 상지대 구재단이 추천할 수 있는 5명의 정이사 후보에 김 전 이사장과 둘째아들, 김 전 이사장의 비서실장 권모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5명의 후보 중 김 전 이사장을 포함한 2~3명이 70~80대의 고령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990년대 김 전 이사장과 함께 이사직을 맡았던 인사일 것으로 추정된다.
교과부 역시 옛 재단과 학교 구성원 측이 먼저 정이사 후보 명단을 제출해야만 관할청 몫을 결정할 수 있다며 후보자 명단을 내지 않았다.
교과부 측은 "정이사를 구성할 때 직업과 성향 등을 맞춰야 하는데 그러기위해 옛 재단과 학교 구성원 측이 낸 후보 명단을 살펴봐야 하지만 양쪽 다 제대로 명단을 제출하지 않아 명단을 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교과부 측은 이어 "옛 재단 측은 후보자들을 복수 추천하거나 적어도 1.5배수로 추천해야 하는데 5명의 명단만 제출했다"며 "5명을 뽑는데 5명의 후보자를 놓고 심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사분위가 옛 재단 측에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했다"고 했다.
지난 1993년 사학비리로 홍역을 치른 상지대는 김 전 이사장이 구속된 이후 임시이사들이 운영해오다 2003년 정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김 전 이사장의 소송으로 2007년 임시이사회의 정이사 선임이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사분위가 지난 4월 이사진 구성비율을 다시 정했고, 이에 상지대 구성원들은 옛 비리 재단에 다시 학교를 넘겨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shu@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