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은행은 현재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경남은행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시장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올 2분기 4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부산은행(905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상반기 순익도 대구은행이 1324억원, 부산은행이 1923억원으로 600억원 가량 차이가 났다.
특히 대구은행은 2분기 순익이 1분기(831억원)의 '반토막'에 불과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발목을 잡았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 관련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은 결과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건전성도 위협받고 있다. 대구은행의 상반기 연체대출채권비율은 1.16%로 부산은행(0.43%)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대구은행은 2.1%, 부산은행은 1.24%를 기록했다.
대구은행이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한발 물러서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 이상으로 껑충 뛰어 하반기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남은행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데도 불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산은행 측은 2분기 실적이 집계된 후 경남은행 인수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순익이 600억원 이상의 격차로 벌어진 것은 의미가 있다"며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PF 대출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많이 쌓은 만큼 경영 건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은행 고위 관계자는 "연체율이 생각보다 높게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당국이 PF 대출 등을 고정이하여신으로 전환해 불가피하게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은행 인수 자금 마련이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섣부른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경남은행 인수가격은 1조8000억~2조원 정도로 상반기 순익이 부산은행과 600억원 가량 차이 난다고 해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은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자기자본순이익률(ROA) 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연체율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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