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5대 상장사 가운데 유일하게 내부거래한도를 초과하면서 다시 30% 이상 한도를 늘리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ㆍ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1~3분기 5개 계열사(글로비스ㆍ위스코ㆍ삼우ㆍ이노션ㆍ현대엠코)와 상품ㆍ용역거래 한도를 6732억원으로 설정했다가, 3~7월 모두 8차례 이사회를 열어 8802억원으로 30.74% 증액하는 변경안을 의결했다.
현대차와 내부거래를 가장 많이 하는 계열사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 31.88%)로 있는 글로비스인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비스는 1~3분기 3차례에 걸쳐 현대차와 내부거래한도를 5049억원에서 6409억원으로 26.93% 증액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차와 계열사간 전체 내부거래한도에서 72%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삼우는 현대차와 2분기 내부거래한도를 809억원에서 991억원으로 22.49% 확대했다. 위스코가 2분기에 303억원에서 360억원으로 18.81%, 현대엠코도 같은 기간 331억원에서 498억원으로 50.45% 늘렸다. 이노션은 2~3분기 연속으로 229억원에서 589억원으로 157.20% 증액했다.
이에 비해 금융사와 공기업을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5대 상장사(삼성전자ㆍ포스코ㆍLG화학ㆍ현대중공업)는 올들어 내부거래한도를 한 차례도 늘리지 않아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삼성에버랜드와 내부거래한도를 1050억원에서 732억원으로 오히려 30.28% 감액했다. 같은 기간 서울통신기술과도 750억원에서 549억원으로 26.80% 줄였다.
연간 내부거래 규모 자체는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9 회계연도 삼성전자와 계열사간 매입ㆍ매출 규모는 188조9244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포스코(10조3724억원)와 현대차(6조9609억원), LG화학(5조6487억원), 현대중공업(2조2006억원) 순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반기 회사가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내부 계열사간 매입ㆍ매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나 한도를 초과한 것"이라며 "예년에 없던 특별한 수요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대규모기업집단 산하 계열사는 내부거래시 미리 이사회에서 한도를 승인받아 공시해야 하고 승인액에 비해 20% 이상 변동이 예상되면 다시 신고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재계 내부거래 사례를 보면 대개 한도를 20% 이상 넘어서지 않거나 오히려 미달해 감액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삼성전자나 LG화학도 상반기에 역대최대 실적을 냈지만 애초 계획보다 내부거래한도를 늘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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