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테스트, "신뢰도는 낮아도 충격은 적을 것"

2010-07-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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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유럽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놓고 애매모호한 판단기준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이번 사안이 시장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외신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유럽 91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한 결과 7개 은행만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테스트 조건이 지나치게 약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 테스트 결과, 신뢰회복에 도움될까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가 발표된 이후, 과연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가 된 것인가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리스크 가정은 엄격했으나 국채 손실 가능성에 대한 소버린리스크는 상당히 완화시켜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서 심각한 시나리오는 기본 시나리오보다 2년 동안 누적으로 국내총생산(GDP)가 3% 낮아진 상황을 가정했고, 이는 유로 전체 GDP가 올해 -0.2%, 내년 -0.6%가 성장하는 경기침체를 상정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높은 실업률이 유지되고 부동산, 주식, 원자재 가격은 대체로 10~20%의 조정국면이 전제돼 상당히 엄격한 리스크 가정을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리스를 포함한 어떤 유럽 국가도 디폴트를 가정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올해 재정리스크가 크게 부각된 남유럽 국가들의 채권 손실률도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낮게 반영돼 불확실성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재정건전성이 우려됐던 그리스의 경우에도 국채의 예상 손실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20.1%, 23.1%로 평가됐는데, 이는 최근까지 시장의 우려수준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며 "유럽의 경기가 재차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재정긴축 노력만으로 국채부실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지는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그럼에도 긍정적 전망...시장충격 적을 것

잣대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확실히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유럽발 위기를 한풀 꺾는데 한 몫한 것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유럽 경제지표도 호전되는 분위기인데다 금융권에 대한 신뢰 회복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유로지역의 7월 구매자관리지수(PMI) 제조업 지수는 56.5를 기록해 전월보다 0.9P 상승했다. 이는 PMI 제조업지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결과로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이번 테스트 결과 유럽의 자본 확충 요구액은 35억 유로로 집계돼 지난해 미국의 자본 확충 요구액인 746억 달러의 6%에 불과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정이 얼마나 엄격한지의 문제는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요소가 못 된다"며 "미국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처럼 향후 금융권의 자금 순환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규모가 작은 데다, 이미 부실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곳이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충격은 제한 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 국가의 경제회복 속도가 차별화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로 남아 있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유로지역의 PMI 제조업지수를 이끄는 것은 독일과 프랑스다"며 "경제속도에 대한 우려와 하반기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유럽의 수출증가세 둔화는 우려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jjs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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