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민희 기자)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로 막대한 손실에 처한 영국계 석유메이저 BP가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CEO)를 조만간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수일 안에 헤이워드 CEO가 멕시코만 기름유출 방제작업에서 손을 떼고, 곧이어 사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워드는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 뒤 방송 인터뷰에서 사고로 헝클어진 자신의 삶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한 뒤 기름유출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요트를 즐겨 미국인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미국 언론들이 BP에 집중포화를 날리면서 미국내 BP 주유소 매출은 급감했고, 영국계 언론은 미 언론이 감정적으로 BP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BP 이사회가 27일 BP의 2분기 실적 공시 전날인 26일 소집돼 실적결과를 검토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헤이워드의 사임 시기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자세한 사항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26일에 헤이워드 CEO의 사임이 발표될 것으로 보고 그가 수개월 간의 인수인계 절차를 끝내면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헤이워드 사이 발표를 현재 임시 마개를 씌워 놓은 멕시코만 해저 마콘도 유정이 폐쇄될 때까지 보류하는 방안도 BP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BC 방송은 헤이워드가 그의 사임에 대해 회사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공식 성명은 향후 24시간 이내에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WSJ은 헤이워드 CEO의 방추 여부는 여전히 '중립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에 대해 BP 대변인은 이사회가 헤이워드 CEO의 향후 거취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투자자들은 미국내에서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헤이워드 CEO가 계속 BP에 남아 있으면 전체 자산의 40%가 포진하고 있는 미국내 BP의 입지가 매우 취약해 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 역사상 최악의 이번 기름 유출 사고로 멕시코만 연안 수천개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고, BP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압박 하에 방제 비용, 재건 비용 등 재원으로 200억달러를 마련하기로 합의해 자금 마련을 위한 자산 매각에 들어간 상태다.
paulin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