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손고운 기자) 최근 저축성보험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손해보험사들은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보장성보험 비중이 크게 위축된 데다, 손보사 간의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역마진 등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2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 1분기(2010년 4월~6월) 삼성화재ㆍ현대해상ㆍLIG손보ㆍ한화손보ㆍ롯데손보 등 5개 손해보험사의 장기보험 신계약실적은 18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77억원)보다 18.9% 증가했다.
보장성보험은 822억원, 저축성보험은 10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보장성보험 1024억원, 저축성보험 553억원으로 보장성 실적이 두배 가량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은 손보사들이 지난해 실손의료보험 판매로 재미를 본 후 마땅히 내세울 만한 상품이 없어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 수신금리가 급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성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저축성보험 판매가 활기를 띠면서 손보사 실적 개선에 일조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저축성보험은 만기시 소비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환급금이 보장성보다 많아 불리하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저축성보다 보장성 보험 비중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손보사 간의 공시이율 인상 경쟁이 벌어지면서 역마진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영업 일선에서는 실적 쌓기에 급급해 판매가 용이한 저축성보험에 올인하고 있다.
통상 보험계약 한건당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판매수수료는 보장성보험이 보험료의 약 200%, 저축성보험이 90% 수준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설계사들이 20만원짜리 보장성상품을 많이 파는 것보다 영업하기 쉬운 저축성보험을 한두건 파는 게 더 이익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손보사들이 보장성보험 비중을 높이기 위해 특별수당을 책정하고 목표 실적도 따로 정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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