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미 경제 회복세의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만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의외로 상승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덜어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톰슨로이터와 미 미시간대는 전날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66.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년래 최고치였던 전달 76에 비해 9.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블룸버그 전망치는 71~78이었다.
지수가 급락한 것은 고용불안으로 소비심리가 급랭했기 때문이다. 전체 소비자 4명 가운데 3명은 향후 1년간 실업률이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같은 기간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역대 최소인 39%에 불과했다.
6개월 후 소비여력에 대한 기대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처저치인 60.6을, 현재의 소비여력을 나타내는 상황지수는 8개월래 최저치인 75.5를 각각 기록했다.
조나단 바실 크레디트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회복에 따른 성과들이) 갑자기 모두 사라진 듯하다"며 "소비위축으로 하반기 경제 회복세는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도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만큼 위축된 소비심리는 경제가 되살아나는 데 향후 수개월간 장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그나마 디플레 우려를 완화시켰다. 6월 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 3개월 연속 떨어졌다. 하지만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CPI는 0.2% 올라, 예상치를 웃돈 것은 물론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로써 인플레 압박 없이 성장세를 유지하던 미국 경제가 최근 다시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고개를 들었던 디플레이션 우려는 다소 누그러졌다는 평가다. 제임스 오설리번 MF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인플레 압력이 통제되고 있고 디플레이션 우려도 한풀 꺾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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