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각종 사회상을 반영하는 통계를 발빠르게 상품개발로 접목시켜 대박의 꿈을 현실화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효자격인 이른바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제품들의 면면을 보면 기업활동에서도 각종 통계활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웰빙바람을 타고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쌀막걸리는 통계활용이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들이 쌀막걸리를 대거 찾으면서 올해 1·4분기 막걸리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7% 늘어난 반면 지난해 맥주, 소주, 위스키 등은 2008년보다 각각 1.4%, 6.7%, 25.8% 감소해 주류유통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2005년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지난해 무려 10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참살이탁주'. 이 제품은 국내의 쌀 생산 및 소비량 통계를 제품개발에 접목시킨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강환구 참살이탁주 대표는 "웰빙열풍과 먹거리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통계를 통해 확인하고 100% 국내산 쌀로 만든 고급막걸리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참살이탁주 이외에도 배상면주가가 지난 2월 '우리쌀 생막걸리'를 내놓은 데 이어 국순당도 지난 4월 '우리 쌀로 빚은 국순당 생막걸리'를 출시해 수출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흔든 기아차의 'K5'는 구매력이 높아진 30대의 수요와 니즈를 찾아낸 통계가 큰 힘을 발휘했다.
이 업체는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연령대별 자동차 구입비용 분석통계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다. 30대의 중형세단 구입증가율이 16.7%로 40대와 50대를 넘어선 것에 착안한 것.
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젊은 고소득층이 늘고 수입차 못지 않은 편의와 디자인을 원하는 수요층이 있다는 점이 실제 통계조사 결과로 나타나면서 이를 적극 마케팅에 활용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준중형세단인 SM3의 돌풍도 고급스러운 디자인 등이 젊은층 구미와 맞아 떨어지면서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6만대 판매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홈쇼핑업체를 비롯한 유통가의 화두는 단연 '가사도우미 제품'이다.
이들 제품 역시 최근 늘어나고 있는 남성들의 가사활동 참여율과 외식비 통계 분석이 힘을 발휘한 케이스.
조리기구인 '해피콜 직화오븐', 주방가전 브랜드 '쿠첸'의 압력밥솥 등은 남성들을 위한 다양한 '가사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 내면서 상반기 대박을 터트렸다.
전용규 해피콜 이사는 "통계를 통해 최근 많은 가구들이 외식을 줄이고 직접 만들어 먹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해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대박배경을 설명했다.
자전거 등 아웃도어상품의 인기행진, 혼인을 늦추거나 연하와의 결혼을 선호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관련업체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최정수 통계청 대변인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과를 수치화해 미래를 한발 앞서 내다본 기업들의 '통계 마케팅' 기법이 히트상품 탄생의 숨은 비결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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