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건설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특히 중소건설업체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대형 건설사에 비해 주로 주택사업에 주력해온 중소건설사들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채권 금융기관들이 실시한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16개 건설업체 대부분은 주택사업 실패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중소건설사는 숨을 쉬지 못할 지경에 빠졌다. 위기를 돌파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한 중견건설사 임원은 "지금 분양을 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리라는 것은 회사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이 현장이라도 돌리지 않으면 직원들이 할 일이 없어 회사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한탄했다.
그렇다고 국내 주택시장에 주력해온 중소건설사가 공공 토목공사나 해외 건설시장에 바로 진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들이 일감 확보를 이유로 최저가낙찰제 공사 수주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중소건설사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해외 건설시장도 중소건설사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초부터 16일 현재까지 우리 건설사의 해외 수주실적은 약 39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중 80%이상이 상위 10개 건설사 물량이다.
따로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중소업체들이 기댈 곳은 이제 정부 밖에 없어 보인다. 정부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주택 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어려움에 빠진 중소업체가 자신의 힘 만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은 힘든 상황이다. 정부의 정책에 오락가락 할 수 밖에 없는 회사의 운명이 애처롭다.
정부가 중소건설사를 살리면서도 집값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묘책을 내놓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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