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해소를 위해 '안심 보장제'를 실시 중인 충남의 한 아파트 단지. 분양가의 70%만 내면 입주가 가능하며, 2년후 프리미엄 상승률에 따라 분양가의 최대 20%를 깎아준다고 소개하고 있다.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프리미엄 보장제, 분양가 상승 보장제, 안심 보장제…. 최근 주택건설업체 및 분양대행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는 판촉전략이다.
투자원금이나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해 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계약하라는 뜻이다.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업체인 S건설은 서울 여의도에 오피스텔을 분양하면서 연 5%의 '임대료 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건설사는 지난달 발표된 건설업 구조조정에서 D등급으로 분류돼 퇴출 위기에 몰려 있다. 지난달 25일부터는 주식 거래도 정지된 상황이다.
회사 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당초 임대료 보장 약속이 끝까지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H신탁은 충남 아산에서 분양한 K아파트 분양률이 높지 않자 '안심보장제'를 국내 최초로 시행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안심 보장제란 분양가의 70%만 내고 입주하고 나머지 30%는 프리미엄 상승률에 따라 내는 방식이다.
즉 2년 후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보다 30% 이상 오르지 않으면 분양가의 최대 20%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이 기간 동안 H신탁은 입주자가 미납한 분양가 30%에 대해 근저당을 설정하게 된다.
대구 달서구의 K아파트도 분양가 선보장제란 비슷한 조건을 내걸었다. 분양 대금 중 3500만원을 내지 않고 우선 입주하고, 2년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3500만원을 내고 분양가보다 3500만원 이상 떨어지면 내지 않아도 된다.
언뜻 보면 좋은 조건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 아파트 166㎡의 분양가는 4억3200만원 정도. 인근에 위치한 비슷한 면적의 대형 브랜드 아파트 가격이 3억원 중반에서 후반인 것과 비교하면 3500만원을 깎더라도 비싼 편이다.
강원도 강릉의 한 아파트에서는 '분양가 상승 보장제'를 둘러싸고 입주민과 시행사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원인은 시행사인 D신탁이 분양 당시 향후 강릉에 지금보다 분양가가 더 싼 아파트가 분양된다면 그 차액만큼을 보상하겠다고 한 약속 때문이다. D신탁은 1년의 보상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맞서고 있다.
판촉을 위해 도입한 '보장제'가 오히려 분양사업자와 입주민 간에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는 것이다.
2~3년전 아파트 분양 촉진책으로 많이 활용됐던 '프리미엄 보장제'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프리미엄 보장제란 입주 때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를 밑돌면 분양건설사가 계약자에게 분양대금을 돌려주거나 일정 금액을 보상해주는 방식이다.
이 역시 집값이 하락하자 계약자들이 당초 약속한 금액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면서 일부 사업장에서는 법정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프리미엄 보장제나 안심 보장제가 투자자의 수익까지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며 "이들 단지에 투자하기 전에 분양가와 주변 시세를 꼼꼼히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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