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전경련 회장단, 차기 수장 ‘교감’

2010-07-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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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성·이하늘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전경련 회장단이 1년 6개월 여만에 만나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15일 전경련 회장단이 승지원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강덕수 STX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사진 뒷줄 왼쪽부터 류진 풍산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15일 오후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초청 만찬에서 전경련 회장단은 만장일치로 이건희 회장을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했다.
 
가장 먼저 말문을 연 것은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었다. 이준용 회장은 만찬에 앞서 “이건희 회장을 전경련 회장에 추대하자”고 청유했다. 이에 자리에 모인 회장단 15명은 이준용 회장의 의견에 동의하며 이건희 회장의 결단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건희 회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이 회장은 전경련 회장직 수락 여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다만 옅은 미소만 지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또 “두시간에 걸친 회의 중 사장단은 차기 회장직 외에도 전반적인 한국경제에 대한 논의와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담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경련 회장단은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한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차기 수장직을 논하는 것은 급하다”며 “과정을 지켜보며 결정을 내리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경련 회장단의 전원 추대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미소로 답한 것에 대해서는 많은 추측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회장직을 고사한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2일 사면 이후 올해 3월 22일 복귀에 나서기까지 이 회장이 경영복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다 결국 복귀한 것을 감안하면 ‘시기를 두고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올해 말까지 조석래 회장의 임기가 남았고, 내년 전경련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만큼 이건희 회장이 이에 맞춰 회장직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전경련은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이 창립한 재계 총수들의 모임으로 이건희 회장은 비자금 파문이 있기 까지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수락의 의사가 있었으면 이에 긍정적으로 답했을 것”이라며 “자리가 자리인만큼 직설적인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정중한 거절의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은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해 8시 30분까지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참석한 재계총수들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강덕수 STX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류진 풍산 회장 등 총 1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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