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사 "중국에 발주량 늘린다"

2010-07-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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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국적 선사들이 최근 중국 조선소에 선박 발주량을 늘리고 있다.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 조선사들의 건조 선가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건조 기술 수준도 높아졌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선박금융지원도 국적 선사들이 중국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이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이 최근 중국 다롄선박중공업(DSIC)에 초대형 벌크선(VLOC) 2척을 처음으로 발주했다. 가격 경쟁이 뛰어난 중국 조선사들이 기술력 측면에서도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다롄선박중공업은 지난해 320K급 VLOC 선형을 개발, 올해 이란 국영석유회사인 '이란석유그룹(NITC)'에서 6척을 수주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국내 대형선사 관계자는 "국내 선사들이 그동안 VLOC와 같은 초대형 선박들은 건조 기술 등의 이유로 국내 조선사들에 발주해 왔다"며 "SK해운의 이번 발주가 다른 선사들의 행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TX팬오션도 지난달 중국 조선사에 5000만 달러 규모의 17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소형 컨테이너선 2척으로 발주한 데 이어 '신시대조선(New Times Shipbuilding)'에 80K급 중형 벌크선 3척을 추가 발주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든든한 건조자금 지원도 한 몫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공상은행ㆍ인민은행 등 중국 금융권은 자국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거나 자국 선사에 용선(빌린 선박)을 해주는 외국 선주들에게 자금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공상은행은 자국 선사인 코스코(COSCO)에 150억 달러의 신용대출과 14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인민은행은 역시 중국국유항만업체인 차이나쉬핑(CSCL)에 7억 달러의 신용대출을 해주기도 했다.

이 같은 자국 은행의 적극적 금융지원 덕분에 중국은 지난해 글로벌 신조ㆍ중고선대 매입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조선사들도 국적 선사들의 중국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국내 선사들의 발주 규모가 크지 않아 당장은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조선사들의 성장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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