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외면에 사라지는 '오더메이드 보험'

2010-08-1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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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대상 적어 손실위험 높아

(아주경제 손고운 기자) 주문제작형 상품인 오더메이드 보험이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상품 특성상 운용위험이 커 보험사들이 개발을 꺼리기 때문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오더메이드 상품을 판매 중인 보험사는 흥국생명, 동양생명, 동부생명 3곳이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대형 독립법인대리점(GA)인 에이블러스에셋의 요청으로 ‘에이플러스에셋 재테크변액유니버셜보험’, ‘에이플러스에셋 프리미엄변액연금보험’을 개발했다.

동양생명과 동부생명도 변액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오더메이드 보험이란 보험사가 GA로부터 주문을 받아 개발하는 주문제작형 보험상품을 말한다.

최근 세분화되고 있는 소비자 입맛을 맞추기 위해 산업 전반에 걸쳐 맞춤형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보험도 틈새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오더메이드 상품을 개발했다.

고객접점인 판매채널에서 시장성이 있다고 분석한 특화상품이 다양하게 개발됨으로써 보험산업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초반 기대와는 달리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오더메이보험은 상품운용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 보험사들이 개발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보험은 ‘대수의 법칙’이 적용되는 상품으로, 가입자가 많아야 적립금이 증가해 안정적으로 보험료가 지급된다.

그런데 오더메이드 보험처럼 특정계층을 타깃으로 소수에게 맞춰진 상품은 가입자가 적을 수 밖에 없다. 적립금이 적으면 그만큼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사에게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소수의 대형 GA를 제외하고는 판매력과 회사의 안정성을 검증할 수 없어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품개발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GA에서 오더메이드 상품 개발 요청을 받더라도 기존에 있는 상품에서 일정부분을 조정해 제공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부 대형 GA들이 자사 이름이 들어있는 상품을 판매하면서 보험사와 독자적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기존상품에 특약만 조정한 상품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속설계사 제도도 오더메이드 상품수가 적은 또 다른 이유다. 오더메이드 상품이 고객에게 인기를 끌면 이를 판매할 수 없는 보험사 소속 설계사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 경우 보험사는 동일한 상품을 전속설계사 채널을 통해서도 판매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가 주 영업채널인 설계사들의 반발을 감내하면서 까지 상품 판매를 밀고 나갈 수는 없다”며 “결국 일반화된 상품이 되면서 오더메이드라는 의미는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sgwo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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