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이탈리아 국영기업인 에넬(Enel)은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 기업이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동일 업종 내 유럽에서 세번째로 큰 회사다.
1962년 이탈리아 정부의 에너지 국유화 정책에 따라 설립된 만큼 21.4% 지분을 보유한 이탈리아 재정경제부가 최대 주주다.
2007년 스페인 전력업체 엔데사를 인수하면서 전 세계 22개국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한 에넬은 8만3000메가와트(㎿)에 달하는 발전용량을 토대로 유럽 전역 4900만명의 소비자에게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전력 생산 및 배전, 천연가스, 원자력, 수력, 풍력 등 사업영역도 다양하다.
지난 1년간 에넬 주가추이 (이탈리아·유로 기준) |
특히 최근에는 재생가능한 에너지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12일 첫 가동에 들어간 세계 최초의 실용 수소발전소가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이탈리아 북부 베네치아 인근 후시나에 건설된 이 발전소는 세계 최초로 비오염 에너지원인 수소를 연료로 사용한다. 이 때 쓰이는 수소는 인근 석유화학시설의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얻고 있다.
16㎿ 규모의 후시나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에너지는 약 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에넬은 매년 1만7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풀비오 콘티 에넬 사장은 "5000만유로를 들여 건설된 최초의 수소발전소를 계기로 수년 안에 수소발전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다만 수소 발전이 경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아마도 수십년이 더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은 수소 발전소의 전력 생산 단가가 기존 방식에 비해 5~6배 정도 더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연구개발(R&D) 경험을 바탕으로 에넬은 오는 10월 전 세계 17개국에서 그린사업 부문을 상장, 40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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