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출범한 여성·아동 폭력피해 중앙지원단(이하 중앙지원단)의 신민섭(52·사진) 단장은 중앙지원단의 역할을 이렇게 소개했다.
현재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를 맡고 있는 신 단장은 "아동 성폭력 문제가 워낙 시급한 사안이어서 피해아동 면담에 필요한 매뉴얼도 없이 시작했다"며 "이제는 아동 지원 업무를 좀 더 전문적·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고 관련 데이터도 일관성 있게 축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 산하 기관으로 출범한 중앙지원단은 신 단장을 포함해 아동, 범죄, 임상심리 등 관련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꾸려졌다.
성폭력 피해 여성·아동 지원 전문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해당 분야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신 단장은 "피해 아동마다 나이가 다르고 신체적·심리적 피해 정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상담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나 부모 등 성폭력 사건을 대하는 어른들이 피해 어린이를 대할 때는 아이가 잘못한 것처럼 대해서는 안된다"며 "아이가 옳고 충분히 잘 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해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그는 아동 성폭력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미리 차단하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단장은 "가해자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아파하는 공감능력과 잘못된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능력, 욕구를 억제하는 능력 등이 결여돼 있다"며 "보통 이런 능력은 만 5~6세에 발달하는데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비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화학적 거세' 관련, "약물로 외적 통제를 한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자기조절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심리치료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 단장은 "올해 상반기가 거의 지나서 중앙지원단 업무를 시작해 아쉬움이 있지만 오는 11월 말쯤이면 교육시스템 구축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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