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인 현대건설이 속을 태우고 있다. 그 것도 시커멓게 타고 있다.
올해 재개발·재건축 수주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수주가 확실하다고 믿었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가 줄줄이 연기되며 사업권 확보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당초 지난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을 위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사업 수주가 거의 확실시 됐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이 신청한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이 총회 바로 전 날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며 예정됐던 총회가 무산됐다.
고덕주공2단지는 높은 무상지분율 문제로 가계약을 맺고 있던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입찰 포기를 선언했고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간의 양자대결로 압축되면서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했었다.
그러나 총회가 무산되고 나서 삼성건설과 GS건설이 다시 수주전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대건설의 수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고덕주공2단지는 기존 2771가구를 헐고 아파트 71개동 4077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으로 사업비 1조원으로 추정되는 대형사업이다.
사업비가 3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마찬가지다.
둔촌주공 역시 조합의 요구한 높은 무상지분율 때문에 사업 참여를 준비했던 건설사들이 입찰 포기를 선언하면서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현산대우롯데)과 한양의 대결로 압축됐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수주로 사실상 결정된 듯 했다.
하지만 둔촌주공 역시 법원의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조합이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준비하면서 현대건설의 수주전략도 다시 암초에 걸린 것이다.
현대건설의 올 상반기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액은 8894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은 1조7905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상반기 1조2163억원 을 수주하며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 주말 열린 총회에서도 2건(1704억원)을 사업을 추가로 확보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우건설(1조1576억원)과 롯데건설(1조2286억원)도 이미 '수주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현대건설은 둔촌주공과 고덕주공2단지 사업 수주를 통해 '1조 클럽' 가입과 함께 수주실적 1위까지 탈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의도와는 달리 상황은 어뚱한 곳으로 전개되고 있다.
young@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