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은행이 12일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보다 0.7%포인트 높은 5.9%로 상향 전망했다.
이는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와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민간소비 증가, 고용 개선 전망 등에 따른 것이다.
한은은 이 같은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하반기 3%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반기 중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 가파른 경제 성장세
한은은 올해 국내경제가 '회복기조'에서 '성장단계'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치는 기획재정부 전망치 5.8%보다도 0.1%포인트 높고, 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해외 경제기관이 예측한 5.7~5.8%을 웃돈다.
이 같은 전망은 국내 소비와 생산, 설비투자, 글로벌 경기 회복 등 전반적인 경제상황 개선이 뒷받침된 데 따른 것이다.
민간소비는 실질 구매력 및 순금융자산 증가로 3.9% 늘고, 설비투자는 세계경제 회복 등으로 20.9% 급증할 전망이다.
상품 수출입은 세계경제가 살아나며 올해 각각 16.8%, 20.3%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민간 성장기여도가 높아지고 내수부양 정책에 힘입어 회복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우 조사국장은 "수출이 6월 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예상 밖으로 크게 늘었다"며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한 주요인은 수출"이라고 말했다.
취업자 수도 고용여건 개선으로 33만명 증가할 예상이다. 내년 신규 취업자 수는 23만명 내외로 올해보다는 줄겠지만 실업률은 3.5%로 오히려 낮아질 전망이다.
한은은 올 1분기 2.1%(전기대비), 2분기 1.2% 성장한 국내경제가 3분기에는 0.7%로 숨을 고른 후 4분기 0.9%, 내년 1분기 1.1%, 2분기 1.3% 등 오름세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물가상승률도 '고공행진'
이 같은 성장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자극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0%을 기록하며 연간 2.8%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생산지물가가 전년 대비 4.6% 상승하는 등 선행지표가 높은 수준을 보여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반기보다 강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9일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을 통해 수요압력 증대 등으로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세가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은 올해 원유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1~2%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년 물가는 상반기 3.5%, 하반기 3.3%, 연간 3.4% 오르며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3.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 'GDP 갭'(실질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수요 압력이 커져 물가 오름세가 점차 확대되는 등 4분기 이후에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3%를 웃돌 것"이라며 "물가 오름세가 확대돼 기대인플레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인상 전망
이처럼 한국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고 인플레 압력이 커지자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경기 성장세에 따른 물가 불안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도 높은 물가 상승압력과 자산버블 우려 때문이었다.
현재 기준금리는 2.25%로 물가관리 목표치인 3.0%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물가 상승률은 3% 전후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하반기 중에 기준금리를 적어도 1~2번에 걸쳐 0.5~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다"며 "금통위가 하반기 남은 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적어도 두 차례, 0.5% 정도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이달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이비스텝 식으로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경제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며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올해 남은 금통위는 8~12월까지 5번이기 때문에 한달 걸러 인상에 나설 경우 두 차례 인상이 가능하다.
또 내년 경제성장세도 가파를 것으로 보여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상도 예상할 수 있다.
GDP 규모 및 성장률 전망. <자료: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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