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시황 심상치 않다"…위기감 팽배

2010-07-1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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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던 해운시황이 심상치 않다. 해상운임이 '리먼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자 해운사들이 항로에 투입하는 선박을 늘리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 시황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건화물선 운임지수인 BDI(Baltic Dry Index)는 2000선이 붕괴되며 작년 초 수준까지 떨어졌다. 컨테이너 시황은 당장은 성수기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선복량이 늘면서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하다.

때문에 조선ㆍ금융 등 전ㆍ후방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적 선복량 늘리기…공멸 오나

지난 8일 BDI는 전일대비 78포인트 하락하며 1940을 기록해 2000선이 붕괴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한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만에 다시 2000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같은 시황 급락의 직접적 원인은 중국행 원자재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분기별 협상으로 인해 철광석 가격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판매가는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어 중국 수입량이 급격하게 줄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비수기인 여름이라는 계절적인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BDI 하락세가 너무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이는 우리의 예상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성수기에 진입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급격한 시황 회복을 보이고 있는 컨테이너 시장 역시 하반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주 및 유럽항로의 운임 회복세가 뚜렷해지자 컨테이너 선사들이 계선(운항을 중지하고 항구에 정박하는 것) 선박들을 항로에 투입, 선복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572척이었던 계선 선박이 지난달 234척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호황기 시절에 발주했던 선박들이 지난해부터 연차적으로 인도되는 것과 맞물려, 낮은 신조선가로 인해 컨테이너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급격하게 늘리고 있어 선박시장 공급과잉 현상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상당수 정기선사 관계자들이 올해 하반기뿐 아니라 2011년 컨테이너시황에도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연관 산업도 '먹구름'

조선ㆍ금융 등 관련 산업 역시 비상이 걸렸다. 해운업은 물류ㆍ항만 네트워크와 고객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기간산업이다. 동시에 선박 투자를 위한 대규모 금융차입이 필연한 산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해운업이 본격적인 침체에 빠져든 지난해 조선업은 최악의 수주 가뭄에 허덕였고, 금용권은 지난 1년 동안 50여개 선사들의 퇴출로 대규모 부실 채권을 떠안았다.

특히 대형 조선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중소 조선사들은 해운시황이 다시 침체기에 접어든다면 생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팍-로이드(독일)ㆍCMA-CGM(프랑스) 등 세계 주요 선사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글로벌 경기침체를 이겨낸 것처럼 우리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황분석센터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꾸준하게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민간 부문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지원자금을 적극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행스럽게도 국토해양부는 현재 민간 기업의 해운시황 분석 및 예측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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