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소영 기자 )중국이 ‘2차 서부대개발 10주년 계획’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후진타오(胡錦涛) 국가주석은 지난 5~6일 중국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합동으로 개최한 서부대개발 업무회의에서 향후 10년 간 서부지역에 보다 업그레이드 된 산업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제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라고 지시했다.
후 주석의 발언은 사실상 지난 10년 간의 서부대개발 사업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이 서부대개발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 시켜 줬다.
중국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8일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 등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후 주석이 이른바 제2차 서부대개발을 위해 제시한 6대 발언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중앙정부의 서부대개발 업무회의는 향후 서부지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구역경제학회 천야오(陳耀) 총재는 “이번 발표는 그간 외부에선 서부대개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곧 중단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불식시켰다”면서 “서부지역의 국가지정 육성 산업 종사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등 각종 지원정책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 간 약 1000억 달러를 투입해 서부 지역의 기초시설을 확충하고, 산업 발전을 촉진할 계획이다. 특히 2차 서부대개발은 지역 주민의 민생안정을 강조한 점이 흥미롭다.
이에 따라 정보기술(IT)ㆍ화학 및 내수 소비재 업종을 중심으로 한 한국 기업에게도 동부 연안 및 대도시 등의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길이 열릴 전망이다. 또한 민생안정 지원 정책에 따라 의료ㆍ교육 등 서비스 산업에 대한 진출도 모색해 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기타지역과 서부지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중국은 외국인직접투자를 제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올 상반기 중국은 오염을 배출하는 외자기업의 중국 진출을 제한할 것이라며 ‘외자 떠받들기’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밝혔다.
즉, 중국 경제구조의 변화와 녹색산업 발전의 추세에 따라 외자도 무조건 적인 유치가 아닌 선별적 유치를 하겠다는 뜻이다.
얼마전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역시 이러한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정책이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부지역에 대해서는 예외다. “양보다 질”을 추구한다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중서부 지역 발전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중국 정부는 그 동안 동부 연안의 발전을 위해 이 지역의 외국인직접투자 기업들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였고 단순기술 산업ㆍ노동집약적산업ㆍ경공업 산업의 유치를 허용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단순기술•저부가 업종에 대해서는 이러한 세제 혜택을 점점 줄이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서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정책 지원이 오히려 장려되고 있다.
산업 고도화 보다는 우선 발전이 중요한 중서부 지역이 동부발전을 경험을 토대로 같은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산업고도화에 따라 중국 진출이 힘들어진 전통 제조업 등 기업들은 2차 서부대개발 기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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