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자들 사이에 총리실 민간인 사찰 의혹이 표심을 가를 핵심 논쟁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에서 이번 사건을 여권 내 권력투쟁인 ‘영포회 게이트’로 규정짓고 정부·여당에게 펼친 공세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총리실에서 시작된 의혹이 여야 정치권에 이어 여권 내 논쟁으로 까지 번지면서 전당대회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8일 전대 선거전이 점차 혼탁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강원도 홍천 실내체육관에서 강원권 비전발표회를 가진 12명의 전대 후보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목소리를 높이며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친이계 안상수 후보는 “영포회 문제와 관련해 제기된 권력 오남용 문제는 용납이 안된다”며 “잘못이 있으면 엄정하게 사법처리해야 하고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처오아대와 내각의 대대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정부를 향한 비판의 칼을 뽑았다.
친이 홍준표 후보는 “모든 후보가 화합을 말하지만 친이·친박 진역에서 갈등을 증폭시켰던 분들이 화합을 할 수 있겠나”며 “안정과 쇄신은 정반대다. 옛날로 돌아가는 것은 안된다”고 양비론을 폈다.
친박계 후보들과 중립계 후보들은 이번 사건을 여권 주류 내의 권력투쟁이라고 비판하며 쇄신을 향한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계 서병수 후보는 “지난 2년간 당의 전면에 있었고, 또 6·2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지도부 인사들은 모두 2선으로 물러나야한다”며 “당 지도부를 새 얼굴로 확 바꿔야만 국민이 한나라당의 변화를 인정할 것”이라며 당의 전면쇄신을 주장했다.
중립계인 김성식 후보는 “그때 그 사람, 친이 친박 사람들이 지도부에 들어가면 한나라당에 재앙이자 분당”이라며 “오로지 계파이익을 놓고 싸우는 지도부는 국민이 외면한다.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각 후보들이 계파간 화합을 외쳤지만 총리실 민간인 사찰 의혹을 계기로 후보들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전날 한 후보가 선진연대 출신인 김대식 후보에게 중도포기를 종용한 사실이 알려지고 중립계 남경필, 김성식 의원이 이번 사건을 두고 계파간 갈등에 이어 주류 내 권력투쟁으로 까지 번졌다고 비판하는 등 전대 선거전은 후보간 비방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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