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발전사 통폐합 정부 결정사항에 언급말라"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 굵직한 현안을 앞두고 6개 발전자회사 단속에 나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전날 한전 본사에서 6개 발전자회사 사장단 긴급 회의를 소집,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은 가급적 삼갈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은 "임금이나 정년연장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말라"며 "노사문제와 관계되는 일은 하지 말든지, 아니면 신중하게 하라. 기획재정부와 불필요한 갈등 관계가 생기지 않도로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발전사 통폐합을 포함한 구조개편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 결정 사항이니 언급하지 말라"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발전사 임원들의 해외 출장 자제령도 내렸다.
한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회의 소집에 내부적으로도 당황하는 분위기"라며 "김 사장이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와 불협화음을 내는 것처럼 보이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한전은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배치되는 입장을 보여왔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해선 지식경제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전사 통합보다는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둔 반면, 한전은 발전사 재통합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배치되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임금피크제와 관련해서도 한전은 지난해말 단체협상에서 정년을 만 58세에서 60세로 늘리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합의했지만 기재부가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 양측간 갈등을 빚어왔다.
일각에서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최근 김 사장에게 "향후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로 분위기가 험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의 이 같은 `자제령'은 일단 분위기 유화를 위한 방향 전환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전은 임금피크제 문제와 관련, 정년은 연장하되 비용은 늘리지 않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성과급의 500%를 반영하게 돼 있는 퇴직금 산정 방식을 200%로 낮춰 퇴직금 부담을 반으로 줄이고, 임금 피크제 적용 대상을 3급 이하로 제한하고 급여수준을 70%로 낮춰 전체적인 임금 총액을 늘리지 않는 등 세부 기준을 마련중이다.
다만 이 방식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급여 80% 수준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는 기존 노사합의안과는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실제 적용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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