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중국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단속에도 상하이엑스포가 가짜 장애인, 현금자동지급기(ATM), 호텔 등으로 넘쳐나면서 짝퉁경연장이 되고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현지언론을 인용, 상하이엑스포와 관련된 절도, 사기, 지적재산권 침해 사건 등으로 총 60여명이 체포됐다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하이엑스포 관련 부정행위를 소개했다.
먼저 가짜 장애인들이 상하이엑스포장에 넘쳐나고 있다. 인기있는 행사장을 입장하기 위해 뙤약볕아래 몇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도록 장애인 행세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휠체어대여가 급증하는 등 상하이엑스포장에서 가짜 장애인들은 수천명에 이른다고 상하이데일리는 보도했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입장시 정부가 발증한 장애인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짝퉁 신분증을 만들어 주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WSJ은 전했다.
또 각종 티켓, 호텔예매, 마스코트 하이바오 등 각종 위조상품은 물론 가짜 현금인출기(ATM)까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서 처음 출몰한 이 위조ATM은 카드를 삽입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문구가 뜨면서 카드가 반환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과정에서 카드와 비밀번호가 자동적으로 복제되면서 계좌의 현금을 모조리 빼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전 이미 수백건의 신용카드 사기사건을 처리했지만 상하이 보안당국은 여전히 언제 출몰할 지 모를 '불량'ATM에 바싹 긴장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상하이엑스포 공식주제곡인 '2010년 여기서 너를 기다려(Right Here Waiting for You in 2010)'역시 표절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엑스포사무국은 이 노래를 홍보하기 위해 청룽(成龍), 류더화(劉德華), 야오밍(姚明) 등 유명인사들이 출연한 뮤직비디오도 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팝가수인 오카모토 마요가 12년 전 부른 노래의 선율과 비슷하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엑스포사무국은 저작권 침해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320만달러를 지불하는 등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상하이엑스포에 참가한 정부기관과 기업간 스캔들도 행사장을 시끌벅적하게 했다. 라트비아관에 '수직풍터널'을 설치한 에어로디움이라는 기업은 라트비아투자개발청(LIDA)이 엑스포참가를 위해 440만달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양측대표가 개인적인 비방까지 하며 설전이 오가면서 주위의 눈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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