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이동전화 010 식별번호에 대한 통합정책이 통신사, 시민단체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 표류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010 식별번호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의 80% 이상이 넘을 경우 정책방안을 마련키로 했으나 통신사간 의견이 엇갈리는데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번호통합 정책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8일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이 합리적인 통합정책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개최한 '010 번호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정부, 통신사, 시민단체 등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쳐 대립각을 세우는데 그쳤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번호통합 정책의 환경이 변화하고 있어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준선 방통위 통신자원정책과장은 이날 "번호브랜드화가 사실상 해소됐고 미래 번호자원 확보도 필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상황이며 전화번호 단축 효과도 전화기의 저장기능이 진화돼 상반부분 감소됐다"며 "번호통합 정책 환경이 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정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위원은 “010 번호통합은 정책적으로 추진돼야 할 사항이나 단기간 강제통합은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므로 점진적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사업자들은 번호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기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공성환 KT 상무는 "정부정책 신뢰성 제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010 번호 통합 정책의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며 "대다수 01X 가입자가 번호변경 거부감으로 스마트폰 등 진화된 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약되는 문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곤 LG유플러스 상무는 "정책 일관성을 고려해 번호통합 시점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홍보해 이용자가 번호통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SK텔레콤은 이날 발표 자료 없이 번호통합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기존 01X 가입자 보호차원에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에서는 번호통합 정책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민기 010 통합반대 운동본부 대표는 "번호자원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011, 016, 017, 018, 019를 강제적으로 회수할 중대한 이유가 없다"며 "정부는 010 강제변경 정책의 실패를 과감하게 인정하고 원점에서부터 소비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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