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애프터서비스(AS) 규정을 악용해 구형 스마트폰을 신형으로 교환하는 편법행위가 확산되면서 휴대폰 제조업체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의 옴니아2 사용자들이 고의로 휴대폰을 고장내거나 사소한 버그 등을 이유로 환불이나 교환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이미 '옴니아2를 갤럭시S로 교환하는 방법'이 널리 퍼져, 이를 실제로 악용해 갤럭시S로 교환 받았다는 성공기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동일 증상으로 3회 이상 AS, 수리 5회 이상'을 받을 경우 환불 또는 교환이 가능한 휴대폰 AS 규정을 악용해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로 쉽게 교환을 받았다는 글을 인터넷 상에서 자랑처럼 소개하고 있다.
또 AS센터에서의 상황별 대처법, 실패했을 경우 대응방법 등을 소개하는 글도 눈에 띈다.
최첨단 IT기기인 휴대폰은 출시 초기의 불량으로 각종 버그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그동안 반복적인 AS를 통한 환불 또는 제품 교환 등의 편법행위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편법행위가 더욱 지능화돼 아예 스마트폰에 설치된 드라이브를 삭제하거나 변형시켜 오류현상이 나타나도록 함으로써 수차례 AS를 받는 수법으로 최신형 제품으로 교환하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부 휴대폰에서 나타나는 버그나 성능 문제로 교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사용자들이 소프트웨어 오류가 나도록 조작해 제품을 환불 받거나 교환하는 일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편법행위가 늘어나면서 IT 제조업체들의 AS 규정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IT기기 제조업체들이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 빠진 악질 소비자들에 의한 AS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품가격을 인상하거나 AS 규정 자체를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드올룹슨은 한국 시장에서만 유독 높은 가격에 제품을 출시하기로 유명하다. 이유는 한국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고객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가격에 아예 추가적인 AS 비용을 포함시켜 출시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애플은 합리적인 AS를 위해 제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수리가 아닌 재생품으로 교환해주는 '리퍼비시(Refurbish)'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보증기간에는 자체 결함이 인정될 경우 무상교환을 해주고 보증기간 이후에는 제품 상태에 따라 유상교환을 해준다.
소니도 국내 시장에 까다로운 AS 규정과 높은 AS 요금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편법행위에 따른 피해를 사전에 줄이고 있다.
한편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국내에 단독 도입해 8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유치한 KT도 아이폰 가입자들의 편법행위 우려로 고민에 빠졌다.
아이폰 가입자들 사이에서 단말기 분실보험인 '쇼폰케어' 약관의 허점을 이용해 고의로 단말기를 분실한 것처럼 꾸미고 보험금을 타 최신기종인 '아이폰4'로 기기변경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인터넷 상에서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아이폰4가 출시될 경우 '8월 아이폰 분실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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