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조선업종에 중대형 컨테이너 선박 수주 소식이 2년만에 전해지면서 업황 반등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하반기 수주 지속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삼성중공업이 대형 컨테이너 10척 수주 계획을 공시하자,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주가 상승세를 탔다.
이날도 조선주는 전 거래일의 오름세를 이어나가 삼성중공업(2.55%) 현대미포조선(7.17%) STX조선해양(9.31%) 현대중공업(2.95%) 등이 시세를 분출했다.
금융위기 이후 줄곧 막혀있던 대규모 수주가 첫 물꼬가 텄다는 점에서 업황 개선의 효시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최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당초보다 높은 계약 선가 수준으로 컨테이너 발주 계약을 맺었다"며 "이를 시초로 컨테이너선의 후속 발주를 기대할 수 있게됐다"고 내다봤다.
이어 "벌크, 탱커선에 이어 컨테이너도 발주가 재개돼 조선업황은 차례대로 모두 바닥을 짚고 반등해 가는 추세로 판단된다"며 "발주량이 부족하고 업황 회복 속도가 느리지만 업황 반등 완성에 대한 모멘텀은 더 강력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이번 수주건과 같은 중대형 컨테이너 선박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신조선 수주시장에 처음 나온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감소한 컨테이너 물동량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선박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 조선업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엄 연구원은 "이번 계약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 부분은 바로 선박 가격"이라면서 "1척당 계약가격은 1억300만달러로 벤치마크 가격 대비 무려 10% 이상 높아 당초 예상과 달리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또 기존에 한국 업체에 크게 발주하지 않았던 업체로부터 대규모 발주 물량을 상당부문 가져왔다는 것도 한국 조선업체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꼽았다.
그러나 업황이 완전히 개선됐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하반기까지 선박수주가 이어질 지 여부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선박수주가 전년 대비로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느나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하반기 해운업 경기 호황이 예상되지만 중고선박 위주로 선단을 확충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선사들의 인도 지연, 계약 취소 등으로 건조량과 수출규모가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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