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아이폰4 출시를 앞두고 KT가 최근 내놓은 '아이폰 약정 승계 프로그램'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기존 아이폰 3GS 가입자들은 아이폰4를 구입하기 위해 보상판매 실시를 요구하고 있으나 KT는 제3자에게 약정 승계를 통해 기기변경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전격 도입했다.
이에는 아이폰4 구입을 희망하는 소비자 중 상당수가 기존 아이폰 3GS 가입자라는 점에서 80만명을 넘어선 3GS 가입자를 유지하면서 신제품인 아이폰4로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KT의 계산이 깔려 있다.
아이폰은 본고장인 미국에서 신제품 재구매율이 50%가 넘을 정도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유지하고 있다. 신제품 재구매율이란 기존 제품 사용자가 후속 제품을 구매하는 비율을 말한다.
KT는 국내에서도 아이폰의 신제품 재구매율이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해 보상판매가 아닌 승계 프로그램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상판매가 이뤄질 경우 기존 가입자는 유지되지만 그만큼 신규 가입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는 AT&T는 기존 아이폰 3GS 가입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보상판매를 실시키로 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기존 아이폰 가입자들에게 아이폰4로 기기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보상판매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KT도 내부적으로 보상판매를 검토했으나 SK텔레콤과의 스마트폰 가입자 확보 경쟁을 위해서는 아이폰4 신규 가입자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에 승계 프로그램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KT의 아이폰 약정 승계 프로그램은 △약정기간, 할부금 등을 제3자에게 승계 △기존 가입자가 3GS의 할부금, 약정기간을 계속 부담하면서 아이폰4 구입 △기존 가입자는 할부금을 부담하고 제3자는 요금할인을 승계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결국 기존 아이폰 3GS 가입자는 아이폰4로 기기변경을 하기 위해서 약정 조건을 타인에게 떠넘기거나 자신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아이폰4 구입가격이 기존 아이폰 3GS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구형 제품을 승계받을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아이폰 약정 승계가 쉽지 않다보니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기존 3GS의 약정을 승계할 경우 현금 20만원 정도를 주겠다는 편법거래가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KT가 보상판매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단말기 분실보험인 '쇼폰케어'를 이용한 '분실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쇼폰케어 약관의 허점을 이용해 고의로 기존 아이폰을 분실해 보험금을 탄 후 아이폰4로 갈아타는 것으로 보험사기에 해당한다.
KT의 보상판매를 기대했던 기존 아이폰 3GS 가입자들의 실망이 보험 악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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