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선 여당승리로 개혁정책 탄력

2010-07-0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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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4일(현지시간) 실시된 폴란드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여당인 시민강령(PO)의 보르니슬라브 코모로프스키(58) 하원의장이 승리했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긴축 등 폴란드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 정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온건 자유주의자인 코모로프스키 후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가입, 대(對) 유럽연합(EU)ㆍ독일ㆍ러시아 외교 강화, 시장친화 정책, 재정건전성 제고, 2012년까지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을 주장했다.

반면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고 전통적 가톨릭 가치에 바탕을 둔 '유럽회의론자'인 카친스키 후보는 즐로티화 포기 유보, 대미 외교 강화, 복지확대를 내세웠다.

더구나 그는 사회나 도덕적 문제에는 보수적이지만 경제 문제에서는 좌파적 경향이어서 복지 지출을 확대하고 민영화 및 외국자본 유치를 막겠다고 공약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은 카친스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재정 개혁이 표류하면서 즐로티화가 폭락하는 등 폴란드 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었다.

이런 점에서 코모로프스키 후보의 승리는 금융시장에 큰 안도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5일 금융시장에서 즐로티화와 국채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EU 27개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경제성장(1.7%)을 기록했으나 성장률이 2008년의 5%에 비해 크게 둔화하면서 세수가 감소,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7.1%까지 치솟았다.

이는 EU 기준인 3%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대외 관계에서는 폴란드의 대(對) 유럽연합(EU), 러시아, 독일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카친스키 후보의 쌍둥이 동생으로 지난 4월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레흐 카친스키 전 대통령은 EU 내로의 통합 과정을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반대했다. 

의원내각제인 폴란드에서 대통령은 상징적, 대외적 국가원수이지만 레흐 카친스키 전 대통령은 보건, 연금, 미디어, 유로화 도입 등의 정책과 관련해 18차례나 법안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정부의 국내 개혁 및 대외 정책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폴란드 정부가 올해말로 예정된 지방선거와 내년 총선을 의식해 적극적인 개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바르샤바에 있는 BNP 파리바의 미샬 디불라 연구원은 최근 블룸버그에 "코모로프스키 후보가 당선된다고 개혁이 즉각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카친스키가 승리해도 폴란드가 당장 위기에 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가장 큰 문제는 내년 총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개혁이 쉽지는 않겠지만 쌍둥이 동생과 비슷한 성향인 카친스키 후보가 당선되면 정부가 개혁에 나설 가능성이 아예 없어지게 된다면서 "이제 폴란드는 개혁을 미룰 여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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