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된 것 등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4일 서울 잠실에 있는 남포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했는가'라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안 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결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 수정안을 설계한 책임자로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언급하면서 거취가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이 대통령이 전날 오후 북중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만큼 정 총리의 이 대통령 면담 시점, 사의 표명 여부 등에 관심이 쏠렸다.
때문에 정 총리의 이날 발언은 그가 대통령을 면담한 뒤 간접적으로라도 사의를 표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정 총리가 3일 오후 이 대통령을 면담하고 거취에 대한 의사를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정통한 당국자는 "어제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돌아온 후 정 총리를 만나 보고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두 분이 독대를 했기 때문에 무슨 말씀을 나눴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 총리가 그동안 이 대통령이 해외출장에서 귀국하면 곧바로 청와대를 방문해 보고를 해왔으며 이날 면담도 이 같은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총리는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했다.
정 총리는 대통령과의 만남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만남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만남이) 있었다면 언제 있었는지는 말 안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총리실 주변에서는 정 총리가 이미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데다 세종시 국회 부결 이후에도 사실상 재차 사의를 표명한 만큼 이 대통령과의 면담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사퇴의사를 충분히 밝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조직과 참모진 개편이 이르면 이번주 내로 단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 총리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총리께서 스스로 입장을 정리할 것이다. 청와대는 현재로서 (정 총리 거취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알 길도 없고,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에 대한 보고를 받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고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중하게 문책하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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