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6박7일간의 북중미 3개국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3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청와대는 4일 "이번 순방에서 가장 두드러진 결과물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3년 7개월여 연기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내년초 비준하기 위해 구체적 노력을 하기로 합의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첫날인 지난달 26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최근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 등을 감안, 당초 오는 2012년 4월 17일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점을 3년 7개월 늦은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전작권 전환 연기와 FTA 비준 문제는 지난 3년간 한미 관계에서 가장 주목받던 양대 현안이면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있던 민감한 이슈였지만, 양국 정상이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결단'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작권 전환 연기의 경우 미국이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 전체 차원의 군사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부담을 감수하면서 한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반여 진영에서는 한미 회담 결과가 미국으로부터 전작권 전환 시기 유예를 약속받는 대가로 한미 FTA를 미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재협상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캐나다 토론토에서 지난달 27일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공동의장이자 차기 회의 개최국 정상으로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조정 시한 단축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화석연료 보조금 점진철폐 이행사항 평가 ▲재정건전화 국가별 이행 등의 합의사항 도출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자리에서 차기 G20정상회의 개최국 정상 자격으로 특별발언을 통해 "글로벌 금융안전망(GFSN:Global Financial Safety nets)의 구체적 성과가 서울 G20 정상회의때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중국·일본 정상과도 양자회담을 갖고 협력 강화에 합의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사태 처리 과정에서 협조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파나마에서 열린 제3차 한·중미통합체제(SICA) 정상회의에 참석, 한국기업의 중미 8개국 진출을 확대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점도 성과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광물을 비롯한 자원이 풍부하고 인프라 확충이 한창인 중미 지역에서 우리 기업의 투자 및 개발 참여가 촉진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파나마, 코스타리카와는 FTA 체결을 적극 추진키로 합의했다.
마지막 순방국인 멕시코에서는 멕시코 정부와 공기업이 발주하는 각종 개발사업의 국제입찰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는 성과를 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한국 금융기관의 멕시코 진출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해 펠리페 깔데론 멕시코 대통령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어냈다.
깔데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FTA체결국에 한해 참여를 허용하고 있는 멕시코 공공 인프라 입찰에서 한국기업은 FTA체결 전이라도 허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멕시코는 또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양국이 협력키로 했고, 한국이 오는 2013∼2014년 유엔 안보리 이사국에 입후보하는데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이 대통령의 북중미 순방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우호관계 확인, 파나마,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과의 FTA 추진 검토 등 그동안 꾸준히 강조해 온 경제실용외교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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