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하반기 코스피 상한선을 2000선이상으로 전망하는 증권사들이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상 최고점인 2000포인트대에 진입, 안착에 성공할 경우 국내 증시의 체질이 완전히 변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4분기 코스피지수 밴드를 1750∼2000포인트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우선 신흥시장이 선진국의 부진 이상으로 투자와 소비에서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가 완만한 확장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동력이 선진국의 소비 지출에서 신흥공업국의 고정투자 및 소비로 이동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3분기 경기 확장국면에 진입, 증시도 한단계 높아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3월 12개월 목표지수로 2000포인트를 제시한 UBS증권도 신흥 시장 비중이 높은 주요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수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반기 2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는 토러스투자증권의 하반기 전망에서도 이어진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미국 실물경기의 핵심인 고용시장이 하반기에 되살아날 것"이라며 "고용시장 회복 → 실물 경기 회복 → 주가상승의 사이클이 성립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코스피 밴드로 1550∼2100포인트로 제시했다.
국내 기업의 수익성 개선도 2000포인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전체 기업 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실적 전망 10% 할인, 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 갭의 완만한 해소를 가정하면 하반기 목표주가 2000포인트라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토러스투자증권도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다. 미국 고용시장이 회복되면서 실물 경기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면 국내 기업 이익 전망도 10% 이내의 하향 조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0선 안착은 만년 저평가 상태인 한국 증시가 밸류에이션 면에서 프리미엄을 받는 영역에 들어선다는 의미"라며 "2000을 넘어서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되는 등 국내 증시의 레벨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처음으로 2000선을 넘은 2007년 10월의 경우에서 보듯 2000선 돌파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 모멘텀이 없으면 안착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유럽발 위기 확산 등 대내외적 불안요인을 이유로 2000선 아래로 증시를 내다보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 2000시대' 도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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