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연이틀 순매수하자 추세 전환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14일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외국인이 3035억원을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도 3084억원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 4월30일 4404억원어치 순매수한 이후 최대금액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고,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 매수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지난 5월 양호했던 국내외 수출여건과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이 가격변수 차원에서 수출기업의 수익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도 "유럽 금융기관들의 채무불이행 우려 축소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가 30% 밑으로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며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시 수혜를 얻을 수 있는 대형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증권사는 유럽 금융주 강세에 따라 국내 금융주도 오랜만에 반등 모멘텀을 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추세 전환을 언급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배재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3~4월만큼 강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미국계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 유입되더라도, 유럽계(영국계) 외국인의 안전자산선호 성향은 아직 해빙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배 연구원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소 진정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며 "아직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기가 도래했다고 볼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6~7월 중 한 차례 변동성 팽창 국면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근거로는 △정부정책 효과 소멸에 따른 미국 경제지표 부진 가능성 △7월중 기업실적이 고점을 찍고 꺽일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난 주말 외국인들은 전기전자(IT) 업종을 시가총액 비중으로 사들인 것이 아닌 올해 주목받지 못했던 기계, 철강, 유통 등 업종을 매수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이는 외국인 매수세가 추세에 대한 베팅이 아닌, 해외 금융시장 변동성 안정에 따른 낙폭과대나 순환매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증시보다 뒤늦게 안정된 미국 증시 현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수우위는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추세적으로 굳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안정에 따라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났다고 해도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로존 위기와 5월 민간고용 일자리 수 감소에 따른 미국 증시 둔화로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이 과거 지나친 하향 쏠림을 단행해, 현재 숏커버(매도한 달러를 재매수하는 거래)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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