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이 오는 7∙28 충북 충주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행정가로서 잔뼈가 굵은 윤 실장이 과연 세종시 수정 논란이 이글거리는 충청권에서 금배지를 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실장은 이날 “보궐선거의 준비를 위해서 지금 정책실장직을 사직하려고 한다"며 "제가 태어난 충주가 다른 도시에 비해 굉장히 낙후돼 있어 이를 개선시키고 발전시키고자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께 사임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강력하게 했고, 어제 최종적으로 결정됐다”며 “사표가 수리되는 대로 26일께 공식 출마선언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실장이 출사표를 던진 충주는 민주당 이시종 의원이 6∙2 지방선거에 충북지사에 출마함에 따라 의원직 사퇴로 보궐선거가 지역이다. 그는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이 곳에 출마했다가 친구인 이 의원에게 1500여표 차로 석패한 바 있다.
윤 실장 측과 여권에 따르면 2년전과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총선때는 윤 실장이 얼굴을 충분히 알리지 못한 채 선거에 나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지금은 지역에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라는 게 여권인사들의 전언이다.
한나라당 충북관계자들은 당과 청와대 정무팀을 만나 “윤 실장이 충북선대위원장을 맡아주면 지방선거에서 해볼만하다”며 “7월 충주 보궐선거도 유리하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실장도 최근 사석에서 “어려울 때마다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며 “베스트는 청와대에서 열심히 일하고 쉬는 것인데 그런 자유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장 26일 출마선언 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승리를 위해 뛰어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윤 실장의 앞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충북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세가 강한 지역이다. 18대 총선 당시 이지역의 총 8개의 선거구 중 민주당이 6곳을 싹쓸이했다.
또 세종시 수정 논란이 가열되면서 ‘정권 심판론’도 불고 있다. 지난 13∼15일 코리아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북지역의 세종시 원안 지지여론은 43.0%로, 수정안 지지(36.9%)여론보다 높다.
그러나 충청권 내에서 수정안 추진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무음답층도 20.2%로 가장 많아 세종시 논란이 대전∙충남에 비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윤 실장에게는 위안이 되는 대목이다.
특히 충북 지역은 개발소외론이 잠복해 있어 강력한 정책추진력을 갖춘 여권인사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높아진 인지도, 여권핵심 실세라는 점은 윤 실장의 첫 국회 입성을 도울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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