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밀착취재] 한나라 정운천, 호남장벽 '두자릿 수' 넘나

2010-05-2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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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밀착취재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이 놈이 접니다”
 
한나라당 정운천 전라북도 도지사 후보는 유권자들을 만날 때 마다 사진이 실린 명함을 건네며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역대 선거에서 두 자리 수 이상의 지지율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전북의 한나라당 후보로서 유권자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으로 친근함을 선택한 것.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이 놈이 저’라는 말을 들은 유권자들은 고개를 들어 얼굴을 확인하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정 후보는 석가탄신일인 21일 전북 지역의 사찰을 돌며 불심 잡기에 매진했다.

이날 아침 7시 전주 롯데백화점 앞에서 유세 일정을 시작해 송광사와 금산사에 이어 참 좋은 우리절, 남고사 등을 찾아 불교신자들을 만났다.

정 후보의 친근함에 웃음과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유권자들도 있었지만 한나라당이라는 말에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유권자는 “전라도도 이제 바뀔 때가 됐다”며 “한나라당을 뽑아줘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는 “이번에 한 번 바꿔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전북에서 한나라 이름표는 왕따와 같다”며 “늘 가야만 할 길은 갔다고 생각한다. 농사를 짓기 위해 해남에 내려갈 때도 그랬고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시절, 모두가 말릴 때 광화문 한 복판에 나간 것도 그래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북도지사 출마를 권유 받았을 때도 처음엔 곤혹스러웠지만 항상 기적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 전북의 새벽을 열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남고사를 찾은 정 후보는 불교신도 몇몇과 둘러 앉아 자신이 도지사가 돼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 후보는 “전라북도는 꽉 막혀있다. 어마어마한 지원 능력을 가진 중앙정부와 소통이 막혀 제대로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라며 “중앙 정부와 내가 ‘쌍발통’을 이뤄 전북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신도는 “발전도 중요하지만 지금 서민들은 먹고 살 걱정이 가장 크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 같은 서민들이 먹고 살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종일 일분 일초를 아껴가며 유권자들에게 부단히 자신을 알린 정 후보. 그는 민주당의 텃밭 전북에서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정 후보는 “민주당 김완주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된 상황이기 때문에 당선을 바라보고 선거에 뛰어든 것이 아니다”며 “우리 쪽에서는 20%의 지지만 받아도 전라도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바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며 “민주당이 장기 집권을 해 오면서 얼마나 많은 불협화음이 생기고 부정부패가 있었나. 이번에 바꿔야 한다”고 필승의지를 다졌다.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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