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지진 복구 작업 한창…폐허 속에 피는 희망의 꽃

2010-05-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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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소 쓰촨성 지진 2주기 현장 취재

(아주경제 이문걸 기자)“6살이었어요.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목숨을 잃었죠.”
 
중국 쓰촨성 원촨현(汶川縣) 에서 만나 한 여성(55)은 2년 전 막내 아들을 잃었을 때를 회상하며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그는 이내 표정을 바꾸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에요. 20살인 큰 녀석은 목숨을 건졌거든요. 그 녀석이 앞으로 잘 돼서 우리를 도와준 분들께 보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큰 재난 속에서 애지중지하던 막내를 잃은 왕여사는 지나간 슬픔보다 남은자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원촨현 인싱향(銀杏鄕)에서 아주경제와 NGO인 지구촌희망공동체가 주최한 ‘희망을 열어라’ 행사에서 중국측 행사 참가자와 관람객 신분으로 자리에 모인 마을 주민들은 하나같이 흥겹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그들은 무대 위의 노래와 공연에 흥겹게 호응했고,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뜨겁게 맞이했다. 현지 주민의 얼굴에선 2년 전 끔찍했던 공포와 상처를 읽기 힘들었다.
 
그러나 마을 곳곳 무너진 폐허와 아직 복구가 덜 된 도로, 무너져 내린 산 등은 당시의 처참함을 그대로 전하고 있었다.
 
리히터규모 8.0. 가공할 만한 대 지진 속에서 쑥대밭이 된 쓰촨성 지진 피해 지역은 예전의 평온함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2년이 다된 현재 아직도 도로가 완전히 복구 되지 않았다. 마을로 통하는 도로는 하나 뿐이었고, 아직도 곳곳이 건설과 복구 작업으로 분주했다.
 
그러나 학교ㆍ병원ㆍ주민센터 등 주요 공공시설은 이미 복구가 완료돼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인싱향소학교(우리나라의 초등학교) 교장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진으로 붕괴된 후 180일 만에 복구됐다. 중국 정부와 광둥성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인싱향소학교 근처에는 200여 명의 전교생이 모두 묵을 수 있는 기숙사가 건설됐다. 아직 주택 복구가 덜 된 가정과 학교에서 집이 먼 학생을 위해 마련된 시설이다.
 
이 지역 모든 학부모는 자녀의 교육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중국 정부는 지진 발생 후 긴급정책을 제정, 2001년부터 무료 공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50%, 성(省)정부 30%, 그리고 지방재정에서 20% 씩 분담해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원촨지역에서 25년간 살았다는 인싱향소학교의 왕 교장은 “지진으로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진이 발생하자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헬기로 청두(成都)로 긴급 대피했어요. 청두에는 이미 많은 이재민이 있었고 그 중엔 다수의 학생이 있었죠”.“지진으로 인한 공포와 충격 속에서도 선생님들은 교편을 놓지 않았죠. 피난지에서 다른 지역의 학생들에게까지 모아 수업을 진행했어요.”왕 교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왕 교장은 지난 2년간 많은 것이 회복됐다고 했다. 아직 마을과 외부를 연결하는 도로는 하나 뿐이지만 주택ㆍ학교ㆍ주민센터ㆍ병원 및 기숙사 등 기본 적인 공공시설은 모두 완공됐다. 또한 수돗물ㆍ전기 및 생필품 공급에도 문제가 없다.
 
왕 교장은 그러나 “눈에 보이는 상처는 많이 치유가 됐지만,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기 까지는 앞으로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2년 전 지진 발생 후 피난을 갔다가 바로 며칠 전 인싱향으로 돌아왔다는 한 80대 노인은 지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날 저녁 6시쯤 집을 나섰어요. 집 밖을 나온 지 채 2분도 되지 않아 건물과 산이 무너져 내렸죠. 설상가상 댐까지 터져서 마을이 온통 물바다가 됐죠”.
 
지진과 홍수로 고립 7시간 반에 군용 헬기로 구출 됐다는 이 노인은 마을이 현재 대부분 정상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당시엔 다신 마을을 못 볼 줄 알았는데, 다들 도와주신 덕분에 고향을 되찾게 됐어요.”
정 노인은 고향을 다시 찾은 고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행사 취재를 위해 나온 원촨TV 기자는 “아직도 산속에 차와 사람이 파 묻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마을은 거의 복구가 됐고 창족(羌族)들의 전통가옥도 거의 복구가 완료됐다”며 "앞으로 시정부와 주민들이 복구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moonger@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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