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벚꽃동산'은 봉건귀족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가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당시 러시아 귀족들의 삶을 잘 보여준다. | ||
(아주경제 이정아 기자) 사실주의 연극의 대표주자 안톤 체홉(1860~1904)의 연극 ‘벚꽃동산’이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은 예술의전당 토월정통연극시리즈 12번째 작품으로 오는 28일부터 6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체홉의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4대 희곡(‘갈매기’ ‘바냐 아저씨’ ‘세 자매’ ‘벚꽃동산’) 중 하나로 꼽히는 연극 벚꽃동산은 봉건귀족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가는 러시아의 전환기적 모습을 그리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당시 러시아 귀족의 기생적 삶과 서로 다른 계층 사이의 표면화된 갈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03년 완성돼 1904년 1월 17일, 그의 생일에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연출로 초연됐다. 벚꽃동산이 희극이라고 생각한 체홉과 이를 비극으로 연출한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일화는 이 작품의 양면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2004년 ‘갈매기’로 ‘올해의 연극상’ ‘동아 연극상 특별상’ ‘올해의 연극 Best 3'을 수상한 바 있는 러시아 최고의 연출가 그리고리 지차트콥스키가 맡는다. 무대 및 의상 디자인은 연극 갈매기로 호흡을 맞춘 에밀 카펠류쉬가 맡아 쇠락하는 대저택의 화려한 파티 장에서 빽빽이 솟아있는 벚꽃나무숲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과 함께 다른 공간으로 거듭나는 무대를 보여준다.
출연자들은 지난 1월 지차트곱스키가 내한해 오디션을 통해 직접 선발했으며, 체홉의 인물들을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할 캐스팅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원로 연기자 신구를 비롯해 이혜정·이지혜·지니·장재호·이찬영·박성민·안순동·이춘남 등이 참여한다.
이번 무대는 한·러 수교 20주년 문화축제의 일환으로 한국 공연을 마친 후 러시아 볼코프 국제 연극 페스티벌(2010년 11월)에도 초청돼, 본고장에서 러시아 관객과도 만날 예정이다. 티켓 3만~6만원. 문의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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