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vs. 롯데, 대우인터 품을 히든카드 ‘5조원’

2010-05-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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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성·김은진·이정화 기자) 오늘 대우인터내셜의 본입찰을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5조원의 통 큰 베팅이 나올 수 있느냐에 쏠려있다. 포스코와 롯데가 한 치의 양보 없는 결전의지를 밝히고 있어 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과 삼정KPM은 7일 오후 5시에 최종입찰제안서를 마감한다.

포스코와 롯데의 2파전이 될 대우인터내셔널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제1의 조건은 인수대금이다. 매각 주최인 공정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측은 “과거 캠코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때 가격조건의 반영 비율이 70%정도였다”고 밝혔다.

대체적으로 시장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평가상 인수대금은 3.5조원~4조원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게 베팅했다가 모기업이 흔들리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는 가격이 그 정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5조원설이 나오고 있다. 롯데와 포스코 모두 인수의지가 확고한데다 시너지효과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시장가격의 몇 퍼센트로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쓴 맛을 봤던 포스코가 시장 기대치 이상을 적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지분 24%라는 꽃놀이패가 있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은 6일 종가 기준 약 3조5875억원이다. 이중 매각대상 지분 전량(전체 발행주식의 68.15%)의 가치는 약 2조4448억원이다.

이에 더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50%로 보면 3조6672억원 가량을 지불해야 한다. 시장에서 인수대금 3.5조원~4조원의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에 포스코가 최대 1조원을 더 써낼 수 있다는 예상은 본입찰 성사 후 교보생명 지분을 투자자 등에 넘긴다는 전제하에서 나온다.

교보생명 지분 24%에 대해 대우인터 측이 책정한 장부가는 8148억원. 시장에서는 교보생명 지분가치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교보생명의 순자산은 3조3947억원으로 업계 평균 주당순자산배율 1.3배를 적용할 경우 교보생명의 가치는 4조4131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24% 지분을 단순 추산하면 1조591억원에 달한다.

또 교보생명의 지분을 바로 팔지 않더라도 생명보험사에 관심이 큰 투자자를 대상으로 분할 매각할 수도 있다. 교보생명이 비상장사인만큼 상장 후 상당한 매각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IB관계자는 “교보생명의 지분은 다양한 투자회수 방안이 있어 인수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조원 안팎의 인수대금설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공자위에서도 베팅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공자위 관계자는 “인수합병 건마다 달라 경영프리미엄을 (롯데나 포스코가) 몇 퍼센트나 제시할지 모른다”면서도 “대우건설처럼 100%가 넘어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경영프리미엄 100%만 설정해도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대금은 4조8896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롯데가 띄울 승부수가 주목된다. 교보생명 지분의 활용가능성은 이미 금융사를 갖고 있는 롯데가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롯데는 신동빈 부회장의 진두지휘로 올 초까지 성사시킨 10여건의 스몰딜에서는 상대를 압도하는 가격을 제시해 성공한 경험도 있다. 다만 스몰딜의 경우와 1조원 안팎의 추가 베팅은 무게감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 걸림돌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울주 별장에 신격호 그룹 회장과 장남 신동주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등이 모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와 관련한 의견교환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롯데는 최근 산업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을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한 인수금융단에 포함시켰다. 여기서 총 2조원 가량을 대출받을 것으로 보여 통 큰 베팅을 위한 실탄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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