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천안함 사건의 진상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향후 남북의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안팎에서 천안함 사태의 배후가 북한일 것이라는 관측이 무게감 있게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행보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 측 소행으로 결론날 경우 유엔 안보리 상정은 물론 남북간 교류ㆍ협력을 상당부분 단절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북 압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이번 방중 과정에서 천안함 관련한 자신들의 결백을 주장하며 국제적인 제재 국면에 중국이 동참하지 말아 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우리 정부의 대북 경제적 압박 효과를 떨어뜨릴 북중 경협 강화와 중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이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나올 공산이 크다.
이에따라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 후 주석의 메시지가 최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완충 역할을 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상하이 엑스포 개막을 기해 열린 지난달 30일 한·중 정상회담 때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데 대해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들은 북ㆍ중 정상회담에서 나올 후 주석의 대북 메시지 중 하나가 `남북간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0월31일까지 진행되는 상하이 엑스포와 11월12~27일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가적 대사에 영향을 주는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자제할 것을 북측에 요구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긴장 고조를 향해 달리고 있는 '남북관계의 열차'를 멈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우리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결론짓고 교역 축소,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 불허 등 조치를 취할 경우 북한이 그냥 있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북중 정상회담을 발판 삼아 적절한 시기에 북핵 6자회담 재개, 한ㆍ미ㆍ일 등과의 정상외교 추진 등의 수순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 대북 전문가는 3일 "천안함 사건과 북한을 연결할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을 경우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천안함 국면과 별개로 6자회담 재개 노력을 하고, 미국이 그 흐름에 동참함으로써 정세가 급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여론이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쪽으로 기운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게 남북정상회담은 `먼 얘기'라는게 현재로선 중론이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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