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전망] "中 경제, 경착륙 가능성 낮아"

2010-04-2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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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중국의 경기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자금에 힘입어 중국 경제는 지난해 9.7% 성장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엔 11.9%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과도한 성장의 이면에서는 물가급등과 자산거품 붕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가능성이 현실화하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면서 세계 경제에 금융위기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잇따라 긴축에 나선 것도 과열된 경기를 냉각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중국 정부는 특히 부동산시장을 예의주시하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며 자금줄을 죄어 온 데 이어 부동산세 신설 및 확대를 검토하는 등 잇따라 초강수를 두고 있다.

◇中, 부동산시장에 초강수

   
 
3월 中 주요 대도시 부동산값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출처: 중국 국가통계국=WSJ)
중국이 부동산시장 옥죄기에 나선 건 잇딴 규제에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70개 도시의 부동산가격은 1년 전에 비해 무려 11.7% 올랐다. 도시별로는 베이징이 평균 12.3% 치솟았고 상하이는 10.7% 상승했다. 선전은 20.1%, 하이난섬의 하이커우는 53.9% 급등했다.

부동산시장이 위태롭게 돌아가자 중국 정부는 최근 잇따라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놨다. 이달 초 중국 부동산 당국은 사전분양을 제한한 데 이어 3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막았다. 2주택자에 대한 계약금도 주택가격의 40%에서 50%로 늘렸고 대출금리도 높였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통해서는 시중은행을 상대로 분기별로 주택 담보대출에 대한 자산건전성심사(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 부동산 당국은 아울러 주거용 건물에 미국식 재산세를 도입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우선 베이징과 상하이, 충칭, 선전 등 4개 대도시 지역 주택에 시범적으로 재산세를 매길 예정이다. 중국은 현재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부동산 가치의 70~90%에 대해 1.2%의 재산세를 물리고 있지만 주거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주거용 건물에 대한 구체적인 과세방안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최근 선보인 강력한 대책들이 효과를 거두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급등 현상이 쉽게 꺾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위안화 절상 임박

   
 
 
미국과 중국이 맞서고 있는 위안화 절상 문제도 핵심 이슈다. 인플레 압박이 심한 만큼 중국 정부가 조만간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세를 불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려는 계획을 미룬 시기와 맞물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최근 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맞춰 위안화 수준을 합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관리변동환율제 등으로 환율 체제를 개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판강 중국국민경제연구소장도 향후 1∼2개월 안에 위안화 절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점쳤다.

UBS는 중국이 하루 환율변동폭을 현재의 0.5%에서 2%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율변동폭 확대가 위안화 절상을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대안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취훙빈 HSBC 글로벌 수석연구원도 최근 낸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은 금융위기 기간 특수한 상황에서 설정됐기 때문에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관리변동환율제 등으로 복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위안화 절상폭을 3~5%로 예상했다.

왕칭 모건스탠리 중국 수석경제학자는 올 3분기 초나 여름에 1차로 위안화가 2~3% 절상되고 점진적으로 추가 절상이 진행돼 연간 절상폭이 4~5%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7월 말께로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의 환율평가 전에 환율에 손을 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을 2008년 7월 이후 '1 달러=6.83 위안'으로 고정하고 하루 환율변동폭을 달러화에 대해 ±0.5%, 유로화나 엔화 등 비달러화에 대해서는 ±3%로 유지하고 있다.

◇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은
잇딴 초강력 조치로 부동산거품이 붕괴하면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져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의 대니얼 로젠 회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성장 토대가 견고하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부동산시장과의 싸움에서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젠은 중국의 부동산정책이 결국 투자증가율을 낮추는 데서 본격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중단되지 않아야 하는 만큼 이런 조치가 효과를 내는 데는 적어도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늘어나고 있는 소비도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로 제시됐다. 로젠은 "소득 증가에 따라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지수가 높은 수준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현재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소비의 기여도는 199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중국 도시 인구의 가처분 소득은 지난해에 비해 10% 늘었고 소비지출 규모는 11% 증가했다. 때문에 그는 부동산시장의 조정이 소매 매출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젠은 지난 1년 이상 뒷걸음친 수출 실적도 중국 경제에 생채기를 남기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중국은 2004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순수출 규모가 지난해 20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반토막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젠은 미국과 유럽 경제가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지지 않는 한 현실화하기 어려운 전망이라며 미국과 유럽 경제가 올해 각각 4.5%, 2% 성장한다면 중국의 무역수지도 균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면서 경제 성장에 대한 무역수지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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