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레이더] 천연가스펀드, ‘NG’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010-04-0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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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공모형 해외펀드를 대상으로 연초 이후 성과를 살펴보면 천연가스펀드의 하락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성과부진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여타 펀드뿐만 아니라 비슷한 운용스킴을 가지고 있는 WTI펀드와 비교해봐도 천연가스펀드는 상대적으로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펀드를 제외한 원자재펀드 대부분이 최근 플러스 성과로 돌아서면서 계절적으로도 매력을 잃은 천연가스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천연가스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모였던 2009년으로 돌아가 보면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에 대해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판단과 함께 향후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둔 코멘트들이 주를 이뤘다. 천연가스는 원유의 대체재로 유가가 상승하면 천연가스가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가격결정 구조에 따라 유가가 상승세를 시작한 4~6개월 이후부터 천연가스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것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또한 천연가스와 유가가 반대로 움직이며 원유대비 천연가스 가격의 지나친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천연가스 가격의 반등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견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천연가스의 흐름은 유가와 반대의 방향성으로 이례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009년 겨울 천연가스는 일시적 상승세를 보이며 연초 이후 하락폭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천연가스펀드는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며 마이너스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에 천연가스펀드와 가장 유사한 구조로 운용되는 WTI펀드는 대체로 선물지수를 잘 추종하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WTI펀드와 천연가스펀드는 모두 관련 선물과 ETF 등의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두 펀드의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는 월물교체시 비용부담에 따른 롤링 이펙트이다. 콘탱고 상태가 지속되면 롤링 이펙트 영향으로 마이너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데 천연가스펀드의 첫번째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천연가스선물은 상대적으로 높은 보관비용 및 운반비용으로 구조적으로 콘탱고가 늘 유지될 수 밖에 없어 매월 만기마다 높은 롤오버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펀드는 선물가격의 상승폭을 반영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한계는 비슷한 구조의 WTI펀드도 해당되지만 천연가스와 달리 WTI선물은 수급에 의한 가격결정 외에 투기세력의 개입에 따른 가격변동도 기대할 수 있고 달러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등 천연가스선물보다 가격탄력성이 더 크게 나타난다. 또한 가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투기세력의 집중도도 천연가스선물보다 높아 시장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투자의 기회가 많다는 것도 WTI선물 투자의 장점이 된다. 이러한 차이로 천연가스펀드는 WTI대비 작은 거래규모 등 구조적 한계가 성과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천연가스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 중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것은 '역사적으로 저평가' 수준이라는 천연가스의 가격대였다. 여기에 천연가스 소비비중이 높은 북반구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수요증대가 예상된다는 점도 천연가스펀드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높인 요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실제 천연가스펀드는 롤오버에 따른 비용부담의 문제로 천연가스 현물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점이 나타나면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향후 중국의 수입증대에 따른 수요 증가 및 코펜하겐 서미트 이후 부각되는 천연가스의 위상 등을 감안하면 천연가스 가격의 점진적인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그동안의 하락폭을 만회할 수 있는 폭발적인 상승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천연가스펀드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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