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건설, 광주지법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접수 (종합)

2010-04-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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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계약자들의 피해는 거의 없어…

   
 
 
광주·전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중견 건설사인 남양건설이 결국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번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천안 두정지구 아파트 단지 사업으로 자금난을 겪는 가운데, 5일 돌아올 300억원 가량의 어음 결제가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광주지방법원에 따르면 남양건설은 이날 오후 법원 파산부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접수했다.

남양건설은 신청서에서 "기업의 청산가치는 2376억원이지만 존속가치는 3574억원에 이르러 기업을 청산하는 것보다 존속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라며 "회생절차 개시결정으로 채무변제기간이 늦춰진다면 최단기간에 채무금과 이자를 갚고 자구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광주지법은 이 사건을 민사10부(선재성 부장판사)에 배당해 조만간 대표이사를 심문 후 한 달 가량의 시간을 두고 남양건설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만약 회생가치가 크다고 판단하면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나, 그렇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남양건설은 파산하게 된다.

남양건설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의 입주 지연과 협력사 자금난 등이 우려된다.

◆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왜?

남양건설은 지난 2007년 말부터 충남 천안 두정지구에 2035가구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공급면적 기준 117㎡ 이상의 중대형 주택형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지방 분양시장이 악화되면서 2000억원대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번번히 실패했다. 두정지구 아파트 분양이 늦춰짐은 물론, 기존 차입금 상환도 지연됐다. 차입금에는 매월 수십억 원의 이자가 발생했다. 그 결과, 남양건설은 심각한 자금난을 겪게 됐고, 회사 전체의 유동성 악화로 이어지며 남양건설의 위기설이 조금씩 퍼졌다.

급기야, 남양건설 직원들은 지난달 급여를 받지 못 하게 되었고, 부도설로 인해 하청업체들이 본사로 몰려들자 재무팀 직원들은 본사 사무실을 피해 타 장소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회사가 어려운 상태에서 남양건설은 300억원 가량의 오는 5일자 어음 결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마형렬 회장이 3월3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회사 사정을 설명하며 기업회생절차 신청의 뜻을 밝힌다.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며 남양건설의 위기는 기정사실화 됐고 결국 2일 광주지법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다.

◆ 아파트 계약자들은 어떻게?

아파트 계약자들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행 중인 공사가 이미 완료 단계 혹은 완료에 임박한 단계이거나 도급으로 이뤄지는 공사이기 때문이다.

현재 남양건설과 연관이 있는 아파트사업장은 모두 8곳이다. 이 중 시행·시공을 함께 맡은 곳이 4곳이며, 시공만 맡은 현장은 수도권 4곳을 포함 다수 존재한다.

시행·시공을 함께 맡은 사업장은 남양주시에 집중돼 있다. 남양건설의 도농지구 '남양 I-좋은집' 1,2,3단지(737가구)와 남양건설 자회사인 남양환경개발의 진접지구 '남양휴튼'(443가구)으로 4곳 모두 시행은 물론 시공도 함께 진행 중이다.

시공을 맡은 사업장은 광주 남구 봉선동 2차 남양휴튼(315가구·대한토지신탁 시행), 경기 용인 기흥구 동백동 남양휴튼 트리니티(30가구·대한토지신탁 시행), 경기 파주 교하신도시 A9블록 남양휴튼(690가구·LIG건설/이본종합건설 시행), 경기 남양주 별내 A8-2블록 남양휴튼(644가구·KB부동산신탁 시행) 및 광주광역시 내 LH(토지주택공사) 도급공사현장 6개소(4680가구, 수완·백운·양동·지산·학동2)가 있다.

시행·시공을 함께 맡은 4곳은 이미 입주가 진행 중이거나 4월 중으로 입주가 이뤄질 예정으로 공사가 완료 단계로 계약자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남양건설의 사업장은 모두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들어 놓은 상태이다.

남양건설과 계열사인 남양환경개발이 시행 중인 4개 사업장은, 이미 입주가 진행 중이거나 4월 중 이뤄질 예정으로, 계약자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남양건설이 시행·시공사인 4개 현장은 남양건설이 부도·파산 상태로 3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 '보증사고' 현장으로 처리돼, 분양금을 떼이지 않더라도 입주일이 늦춰질 수는 있다. 광주광역시 LH 사업장은 단순 도급현장으로 계약자들의 피해는 없다.

결국, 일부 아파트 계약자들이 걱정하는 '큰 피해'는 없는 것이다. 입주가 진행 중인 시행단지는 별 탈 없이 입주 절차의 진행이 가능하다. 다만, 시공단지는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사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입주 지연 가능성은 있다.

◆ 남양건설은 어떤 회사?

남양건설은 2009년 시공능력평가에서 9244억원을 기록해 전국 35위, 광주·전남권 2위(1위 금호산업)를 차지한 중견 건설사이다. 작년 기준의 매출액은 8463억원이다.

지난 2008년 5월에 50주년을 맞이했으며,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에 본사가 위치해 있다. 아파트 브랜드명은 '남양휴튼'으로,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최고의 분양가를 기록하며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최근 수도권과 천안 지역의 주택사업을 급격히 확대했다.

도요타·렉서스 호남 딜러인 남양모터스가 계열사(지분 75% 보유)이며, 광주·전남권 지역언론인 광주매일의 대주주이다. 마형렬 회장은 대한건설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leej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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