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볼커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한 강연에서 "미 정부가 강력한 중재자로서 부실 은행들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의 결단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정부가 지난 2년간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등 부실 금융기업에 막대한 구제금융을 제공한 것이 정부 안전망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고 위험 투자를 부추기는 등 도덕적 해이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또 "상업은행은 고객 이익 증대에 집중하는 상업은행으로 기능해야지, 투기적 거래를 하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볼커는 특히 "대형 금융기업들은 덩치가 너무 커 정부가 파산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심리가 있다"며 "이런 믿음이 없어지지 않는 한 미국은 또 다른 금융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부실 은행을 청산하거나 합병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며 "이는 부실 은행을 병원에서 구제하는 게 아니라 사형선고를 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볼커는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은행의 자기자본거래(proprietary trading)를 규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볼커룰'을 입안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휴회 기간이 끝나는 4월 중순부터 의회가 금융개혁안 입법 작업에 속도를 내줄 것을 촉구했다. 볼커는 금융개혁안이 미국의 경제 성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 만큼 의회의 승인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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