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도 M&A 논란에 '들썩'

2010-03-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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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합종연횡 시나리오 제기

올해 은행권 인수합병(M&A)이 금융시장 핫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지방은행도 지각변동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M&A 대상으로 거론되는 지방은행들은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남은행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 지방은행 재편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묶여 있는 경남은행은 지주회사에서 떨어져 나올 경우 여러 지방은행들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지분 매각에 나선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는 다른 은행과 M&A를 추진하거나 지분을 쪼개 파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자연스럽게 계열 분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은행 인수 대상으로 꼽히는 곳은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앞둔 부산은행은 노골적으로 경남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부산은행이 경남은행과 합칠 경우 자산 규모가 현재 32조원에서 50조원 이상으로 껑충 뛴다. 영업권도 겹쳐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도 유리하다.

자산 30조5000억원의 대구은행도 경남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대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때문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구은행은 부산 대구 경남은행을 합치는 영남권 금융지주회사 설립 방안과 여기에 광주 전북은행까지 합치는 지방은행 공동 금융지주회사 설립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춘수 대구은행장은 "공동 지주회사를 만들어 지역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존을 위해 지방은행 간의 상호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호남권 저축은행 판도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 자회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합병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는 것.

전북은행은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지역 금융기관의 바람직한 사례로 거론했을 만큼 내실이 탄탄하다. 자산 규모는 7조2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5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북은행이 자산 규모가 2배 이상인 광주은행 인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지만 시장 변화가 극심해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합치면 호남권을 아우르는 지방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M&A 시나리오가 떠돌면서 해당 지방은행 직원들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M&A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지만 M&A가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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