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세계 유수 기업들조차 여성 인력의 재능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이 20개국 16개 업종 600개 대기업 인사담당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최고경영자(CEO)급 여성 인력 비율은 5%에도 못 미쳤다.
국가별 기업 내 여성 인력 비율 |
그러나 CEO급 여성 인력 비율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비율이 가장 높은 핀란드는 13%에 불과했고 노르웨이ㆍ터키(12%), 이탈리아ㆍ브라질(11%) 기업이 겨우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기업 내 여성 인력들이 대개 하위 직급에 머물러 있다는 반증이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관행이나 남성우월적이고 가부장적인 기업문화, 롤모델의 부족 등을 여성의 진급을 제한하는 요소로 꼽았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사디아 자히디는 "조사 결과는 기업들이 성 평등을 실현하기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며 "북유럽과 미국, 영국 등 일부 지역ㆍ국가의 기업들이 양성 평등을 추구하거나 친여성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믿음은 신화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클라우스 슈워브 WEF 회장은 "여성은 전 세계 잠재능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앞으로는 여성들의 재능을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의 우열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인력 비율은 직종별로도 명확히 엇갈렸다. 여성 인력 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 서비스 부문이었고 특히 금융ㆍ보험(60%), 전문직(56%), 언론ㆍ연예(42%) 분야가 두드러졌다.
반면 전통적으로 남성 이미지가 강한 자동차(18%), 광업(18%), 농업(21%) 등의 분야에서는 여성 인력 비율이 낮았다.
보고서는 아울러 브라질과 멕시코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에 대한 임금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임금격차가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72%에 달하는 응답자가 이를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조사 대상의 40%가 직장 내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여성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여성 할당제 등의 장치를 도입했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보고서는 덧붙엿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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