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배당 시즌 "실적따라 희비 엇갈려"

2010-03-0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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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외환 호실적에 체면치레, KB·우리 쥐꼬리 배당 '울상'

은행권의 배당 시즌이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배당을 중단했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배당을 재개하고 있다.

배당 규모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실적이 만족스러웠던 외환은행과 신한금융지주 등은 통 큰 배당을 실시하기로 한 반면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은 예년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를 배당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각 은행들이 주주에게 배당하는 금액은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그러나 배당 규모는 은행별 실적에 따라 격차가 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급증한 3289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주당 510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외환은행 지분 3억2905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 론스타는 무려 1678억원을 챙기게 돼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1조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실적 1위를 달성한 신한금융은 주당 400원씩 총 1900억원 가량을 배당한다.

KB금융은 주당 23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788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KB금융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5400억원으로 신한금융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리딩 뱅크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KB금융 지분이 전혀 없어 배당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1년 만에 현금 배당을 재개한 우리금융의 주당 배당액은 10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806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8년 250원을 배당했지만 올해는 수익성 악화로 배당액 규모가 크게 줄었다.

기업은행은 주당 240원씩 총 1540억원 가량을 배당하기로 결정했으며,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9일 이사회를 열고 현금배당 여부 및 규모를 결정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배당 규모를 놓고 고심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너무 많으면 배당잔치를 벌였다고 비판 받을 수 있고 너무 적으면 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예년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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