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배당 시즌이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배당을 중단했지만 올해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배당을 재개하고 있다.
배당 규모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실적이 만족스러웠던 외환은행과 신한금융지주 등은 통 큰 배당을 실시하기로 한 반면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은 예년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를 배당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각 은행들이 주주에게 배당하는 금액은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그러나 배당 규모는 은행별 실적에 따라 격차가 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급증한 3289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주당 510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외환은행 지분 3억2905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 론스타는 무려 1678억원을 챙기게 돼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1조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실적 1위를 달성한 신한금융은 주당 400원씩 총 1900억원 가량을 배당한다.
KB금융은 주당 23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788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KB금융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5400억원으로 신한금융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리딩 뱅크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KB금융 지분이 전혀 없어 배당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1년 만에 현금 배당을 재개한 우리금융의 주당 배당액은 10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806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8년 250원을 배당했지만 올해는 수익성 악화로 배당액 규모가 크게 줄었다.
기업은행은 주당 240원씩 총 1540억원 가량을 배당하기로 결정했으며,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9일 이사회를 열고 현금배당 여부 및 규모를 결정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배당 규모를 놓고 고심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너무 많으면 배당잔치를 벌였다고 비판 받을 수 있고 너무 적으면 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예년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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